면접장 내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7.6%는 면접관이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가득한 질문(을 했다)'는 내용을 주된 갑질 사례로 꼽았다. 특히 인맥조사, 집안환경, 경제상황 등 '도를 넘는 사적인 질문(14.6%)'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어 '무관심, 무성의한 태도, 비웃음 등 나의 답변을 무시'했다는 유형도 12.8%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구직자들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겼던 질문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사진은 예쁘게 나왔는데 실물보다 사진이 이쁘네요?' 같은 외모차별성 발언은 예사였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에게 '꼬우면 로또를 사라'며 윽박을 지른다거나 '애 언제 낳을 건가요? 제 질문은 이거 하나입니다 3년동안 애 안 낳을 각오 있으면 알려주세요', '방금 하신 답변은 100점 만점에 15점 밖에 못 드리겠네요, 학벌에 비해 말하는 수준이 콩나물 파는 아줌마 같아요' 등과 같은 질문을 했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이러한 수모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물었다. 물론 '불쾌함을 직접적으로 표했다(9.0%)',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되물었다(8.6%)', '면접관의 언행을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했다(8.3%)' 등의 답변이 소수 있었음에도, '대답하지 않고 말을 얼버무린(13.9%)' 경우는 되레 적극적인 의사표현이었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48.8%)이 '혹시라도 떨어질까 불쾌한 마음을 숨기고 면접에 응했다'고 답했기 때문이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기업의 변화 없이 구직자들에게 직무역량을 갖추라고만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좋은 인재를 모으기 위해서는 기업 역시 적절한 인재선발 역량을 갖추는 것이 기업 인사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설문은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올 하반기 면접 경험이 있는 인크루트 회원 5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범위 내 ±4.12%라고 인크루트측은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