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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의 사부에게 묻다-의사 직업병] 의사 30% 1개 이상 만성질환 보유…외과의, 목·허리디스크 '고질병'

기사입력 2020-02-27 09:27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가 25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은 이른 종영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벌써부터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김사부2'는 지방의 작은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들'의 이야기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런 드라마의 성공에는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외과의 송금종 교수의 도움이 컸다.

김사부 시즌1에서 의학자문을 담당했던 송 교수는 이번 시즌2에서도 대본의 의학적 감수를 비롯해 수술 등 의료행위들에 대한 자문 등을 담당,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송금종 교수로부터 '김사부2'에서 다뤄진 질환과 의료상식 등을 듣는 '사부의 사부에게 묻다' 시리즈를 연재, 그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4일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2' 10회에서는 주인공인 김사부(한석규 분)가 무리한 진료 끝에 쓰러져 정신을 잃은 장면이 연출됐다.사진은 서우진(안효섭 분, 오른쪽)이 쓰러진 김사부의 상태를 체크하는 모습. 사진출처=SBS
▶수근관 증후군, 손목 많이 쓰는 직업군 자주 발생…1천명당 1~2명 발병

'낭만닥터 김사부2' 중반부터 마지막 회인 16회까지 주인공인 김사부(한석규 분)의 건강에 대한 소재가 종종 다뤄졌다.


바로 '수근관 증후군'인데,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사부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힘겹게 실시했고, 수술실에서는 수술기구를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는 가끔씩 자신의 팔을 잡고 주무르는 모습도 방송됐다.

돌담병원 직원들은 이런 김사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하며 빠른 치료를 권했지만 김사부는 "천천히 하면 돼"라는 말로 답하기 일쑤였다.

주인공을 괴롭히고 있는 수근관 증후군은 어떤 질환이고 어떻게 치료할까?

우선 '수근관'이라는 부위는 손목 부위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이 안에 손을 움직이는 여러 힘줄과 신경들이 지나간다.

이 수근관이 압박을 받거나 좁아지게 되면서 신경 등이 눌리게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 '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운전, 컴퓨터 사용, 악기 연주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서 잘 나타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000명당 약 1~2명에게서 수근관 증후군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금종 교수는 "드라마 속의 김사부처럼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 손을 반복해서 많이 사용하는 외과의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아무래도 신경이 압박을 받다보니 손저림, 감각둔화,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손이 굳거나 경련이 일어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교수는 "쥐는 힘이 떨어져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손가락의 미세움직임이 제한되는 등의 증상도 있는데 김사부가 수술중 간호사가 건네준 수술기구를 떨어뜨리고 한동안 손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면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수근관 증후군의 치료는 휴식·약물·주사 등의 비수술적 방법이 우선 이뤄진다.

하지만 증세가 수 개월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내시경이나 최소 절개(2~3㎝)로 가로 손목인대를 잘라주는 방법이 쓰인다.

▶의사 30% 1개 이상 만성질환 보유…외과의, 장시간 수술에 목·허리디스크 '직업병'

수근관 증후군 뿐만아니라 다른 여러 질환들도 실제 의사들의 건강을 괴롭히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17년 발표한 '2016 전국의사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8564명) 가운데 30.3%는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의 만성질환 평균 보유 개수는 1.72개였다. 만성질환 보유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자 33.3%, 여자 16.7%로 남자의사가 2배에 달했다.

취득 전문과목별로는 외과계(34.4%)가 가장 많았으며, 내과계(30.5%), 지원계(30.4%, 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등), 일반의(27.8%)이 뒤를 이었다.

주요 만성질환은 고혈압(17.4%), 고지혈증(10.4%), 당뇨병(7.1%), 근골격계 질환(5.2%), 소화기계 질환(4.3%)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송 교수는 "외과의사들의 경우 장시간 서서 수술을 하고 고개를 숙이거나, 환자 옆으로 서서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목이나 허리 디스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면서 "최근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복강경 기구를 조작하는 손목이나 손가락 등에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수술기구가 발전하고 변화하면서 그에 따른 의사들의 직업병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교수는 "전공의 시절에는 야간 당직을 많이 서다 보니 불규칙적인 식사나 밤늦게 야식을 먹게 되어 위염이나 위식도역류질환 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 또한 우리나라 의료진, 특히 젊은 외과 전공의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의사들 절반이상은 바쁜 진료 일정 등 때문에 직업병 예방이나 운동을 챙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사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8564명) 중 52.6%가 "정기적 운동이나 신체활동(10분 이상 숨이 차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운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13.5%는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송 교수는 "환자들에게는 규칙적인 운동을 권하지만 정작 의사 대부분은 제대로 본인의 몸을 잘 챙기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수술·진료 중, 후에 잠깐의 스트레칭 등을 통해 몸을 풀어주거나, 회진 또는 병원내 이동시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움직이는 방법으로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의 송금종 교수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의 출연진과 각본에 자문을 해주는 등 배우들의 '사부'로 활약했다. 사진은 송 교수가 진료중인 모습.

◇송금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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