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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교육·화장품업 진출했지만 실적 견인은 아직…송하경 대표 차원 혁신전략 부재 우려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1-03-30 07:48


문구업체 모나미가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 차원에서 교육 및 화장품 관련 사업에 호기롭게 진출했으나, 눈에 띄는 매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나미는 2011년부터 9년간 이어진 매출 감소세로 재무 안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초에는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물류창고를 매각하기도 했다.

업계는 어려워진 경영 환경으로 잇단 사업 재정비와 매각에 나선 모나미를 두고 '우려했던 결과'라며 입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오너 2세 송하경 대표 차원의 혁신 경영전략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모나르떼, 지난해 말 96.2% 자본잠식 상태 빠지며 법인 해산

현재 모나미는 회사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원 운영업·학원 프랜차이즈,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 사업을 비롯해 화장품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해당 부문에서 이렇다 할 확실한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먼저 학원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 초 사내 교육전문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 '모나르떼'를 설립한 바 있다. 초기 자본금은 15억원. 초등학생 대상 인문학 및 미술 융합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다. 송하경 모나미 회장이 대표를 겸임, 직접 경영을 진두지휘해 온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듀센터 두 곳(동탄직영점·노블카운티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 개선과 같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모나미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른 모나르떼의 2019년~2020년 순손실은 5억5700만원~8억8600만원이다. 지난해 말 96.2%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12월 법인이 해산됐다.

모나미 관계자는 "별도 법인 출범 이후 코로나19 이슈로 온라인 개학, 사회적 거리 두기가 발생하면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모나르떼의 경우 모나미와의 재합병을 진행하고, 새로운 학원프랜차이즈 사업과 언택트 문화 확산 트렌드를 반영한 온라인 인문학 학습 콘텐츠 사업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모나미의 교육사업 진출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모나미가 주력해온 문구 사업과 교육 콘텐츠 사업 간 유사성이 적고, 차별화를 줄 만한 요소 역시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회사는 "60년간 필기구 제품 개발에 힘써왔던 만큼 아이들이 전인적 인재로 자라날 수 있는 교육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인문 지식을 효과적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융합 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모나미는 2019년 7월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경기도 군포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준공하고 관련 인력을 꾸리기도 했다. 필기구를 제조하며 축적한 색조 배합 노하우와 사출 금형 기술력을 십분 활용, 펜 타입의 아이메이크업·네일 제품 등을 제조해 국내외 화장품 업체들에 납품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독일 대표 필기구 업체 스완 스타빌로사처럼 글로벌 브랜드들에도 소구 가능한 화장품 업체가 되고자 한다"며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아직 해당 사업 부문을 통해 크게 실적을 개선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기존 유명 제품들도 잇달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악화된 업황 속 신생 업체인 모나미가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제품에 한해 생산을 시작하긴 했지만, 관련한 세부 내용은 공개가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지난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모나미는 자사 정관에 화장품 제조 및 판매·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소매업·학원운영업 등을 추가하고자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모나미, 9년 연속 매출 감소세 이어지자 물류센터 매각…확실한 돌파구 필요

모나미의 사업 다각화 속 미미한 성과는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오너 2세인 송하경 대표 차원의 명확한 경영전략이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나미의 지난해 매출액은 1277억원으로, 2011년(2820억원) 이후 9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011만원으로 전년 대비 98.1%나 급감했다.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5140만원으로 감소했다.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최근에는 800억원대 부동산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8일 모나미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물류창고를 83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2010년 362억원에 해당 공장을 사들인 바 있는 모나미는 이번 매각으로 468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회사 측은 "자산운용 효율성 강화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에 나선 것으로 현재 자금 사용 계획을 수립 중이다"라고 밝혔다.

모나미의 이번 부동산 매각은 2010년 안산 공장부지를 203억원에 판 이후 두 번째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공장 및 물류 부지와 자사주 매각 금액을 모두 합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

문구 업계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문구 판매량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 코로나19로 초, 중, 고교 등교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 악화가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긴급 자금 수혈로 어려움을 단기적으로 모면해 왔지만 송 대표 차원의 더욱 확실한 위기 타개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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