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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랜드' 라는 질타까지 받은 강원랜드…이삼걸 대표 4월 취임후 무엇을 보여줬나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1-10-18 07:42 | 최종수정 2021-10-21 08:30


강원랜드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년간 강원랜드 내에서 자체 징계를 받은 직원이 120명을 훌쩍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데 이어 임원들이 주말과 연휴에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다.

이에 강원랜드를 이끌고 있는 이삼걸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감사 당시 이동주 의원실 자료에서마저 '범죄랜드'라는 거센 질타까지 받게 된 만큼, 대대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악화된 강원랜드의 경영실적과 적자 폭이 커진 워터파크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4년간 자체징계 받은 직원 124명에 임원들은 관용차량 사적으로 이용…"기강 해이해져"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자체 징계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124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자체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징계 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26건, 2019년 30건, 2020년 37건, 2021년 7월 기준 31건이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19년과 2020년 임직원 비리가 급격하게 늘었다.

징계 사유로는 근무태만이 44건으로 가장 많았고, 입찰비리, 부당수급과 같은 경제비위 34건, 갑질 및 폭언 14건, 성비위 11건, 음주 교통사고 뺑소니를 포함해 음주운전 적발 10건, 폭행 5건으로 나타났다.

임직원들에게 제공되는 관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한 임원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9차례나 관용차량을 휴일에 사용했다. 다른 임원 역시 3년간 32차례, 9차례 등 휴일에도 관용차량을 이용했다. 이들은 공용차량을 주말 내내 개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명절 연휴나 휴가 기간에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 '공용차량 관리규정'에 따르면 공용 차량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적으로 쓸 수 없다. 근무시간 전,후 업무현장 혹은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에도 가능하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여기에 강원랜드는 국정감사를 위한 국회의원 자료제출 요구에 "임원들의 관용차량 휴일 사용 이력이 없다"고 답변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 조사 결과 거짓임이 드러나 여론을 한층 더 악화시켰다. 산자부는 주유비와 통행료 등 500여만원을 환수하고 기관 주의 조치를 내렸다.

여야 의원들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강원랜드의 이 같은 비위 행위를 두고 거세게 질타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황이며 공직기강을 바로세울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권 의원은 "임원 차량에 대한 감사를 단 한차례도 진행하지 않는 등 과도한 특혜가 있었다. 특혜소지가 있는 규정이 있다면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사회적 인식과 기대수준 변화에 따른 처벌기준 강화와 고충처리 신고절차 간편화로 내부 공익신고가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관용차량의 사적 사용에 대해서는 "정선군은 대중교통 이용여건이 열악한 지형이며 차량관리지침 세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자택에서 회사로 출근하는 것을 경영활동에 포함하는 공적 사용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직원들의 비위행위 무관용 원칙을 내세울 것이며 철저한 차량관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레저·관광산업 관련 적은 인사 이어진다" 비판에 경영실적 악화까지…이삼걸 대표 어깨 무거워

연이은 논란에 휩싸인 강원랜드는 레저·관광산업과 관련이 적은 인사가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영수 상임감사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을, 국무총리 시절에는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장을 역임했다. 국회 입성 전 현대아산 주식회사에서 관광경협본부장직을 수행한 이력이 있지만 2년여에 불과하다. 4월 취임한 이상진 비상임이사는 민주당 강원도당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레저나 관광산업 관련 이력은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장 및 부분 개장을 반복한 강원랜드의 실적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강원랜드의 2020년 매출액은 4770억원으로 2019년 1조5000억원과 비교해 68%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발생한 영업 손실 규모는 4308억원이나 된다.

1700여억원을 들여 개장한 워터파크의 적자 규모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주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워터파크는 지난 2018년 23억9000만원의 영업손실액이 발생한 이후 2019년 85억6000만원, 2020년 146억원, 2021년 6월 기준 67억원의 적자가 누적돼 4년 만에 총 322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이어 발생한 악재 속에 4월부터 강원랜드를 이끌게 된 이삼걸 사장의 어깨가 매우 무거울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1980년 행정고시 합격 후 경상북도청, 행정자치부에서 근무하다 제2차관으로 공직생활을 마쳤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제21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4월 취임 직후 이 대표는 카지노본부장과 리조트본부장을 개방형 직위로 선발, 리조트 부문 전문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과제는 아직 산적하다. 강원랜드의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고 부정적인 기관 이미지도 혁신적으로 탈피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측은 앞선 여러 우려에 대해 "이삼걸 대표는 33년간 재정의 건전한 운영을 통해 혈세를 아끼는 데 중점을 둔 공직생활을 해 왔고, 회사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인력과 예산이라는 핵심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강원랜드 설립 취지에 맞게 폐광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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