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매서운 겨울은 심혈관질환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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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고기를 되도록 제한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 생선 위주로 구성된 지중해식 식단은 버터같은 동물성 지방 대신 올리브유나 견과류 등 식물성 지방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섭취 빈도에 따라 삼각형 모양이 된 '지중해식 식단 피라미드'에 맞춰 실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끼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콩류, 올리브유, 허브와 향신료를 기본으로 섭취하고, 생선과 해산물은 일주일에 최소 2회, 가금류, 달걀 치즈와 요거트는 일단위·주단위 적정량, 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육류와 당류는 조금만 섭취한다.
기본적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을 중심으로 한 식재료의 항염증 및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등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압과 염증 수치, 산화스트레스 등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심혈관을 포함한 만성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중해식 식단에 포함되는 적포도주도 폴리페놀의 일종인 레스베라톨이 풍부해 항산화·항염증 효과가 있다. 간이 나쁘지 않다면 하루 1잔 정도 마시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지중해식 식단은 2015~2020년 미국 식이 가이드라인과 2019년 미국심장병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식이요법으로 권고된 바 있다. 심혈관질환 뿐 아니라 당뇨,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 등의 예방에 유효한 식단이라는 연구결과가 적지 않다.
최근 국내 연구진도 지중해식 식단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의 혈중 콜레스테롤·지방간 수치·염증 수치를 낮춰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과, 유방암 환자의 체중감량과 대사적 지표를 호전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해당 연구팀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약물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호전된 사례도 있다"면서 "불포화 지방과 식이섬유가 많은 식재료 특성상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게 되기 때문에, 총 섭취 칼로리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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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식 식단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은 불포화지방산 식물성 기름인 올리브유다. 특히 가공을 하지 않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오메가9(올레산)가 함유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권장된다. 다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 가열하면 좋은 영양소가 파괴되고 불포화지방산인 트랜스지방으로 바뀌기 때문에, 튀김요리 등에는 적합하지 않고 샐러드에 곁들이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슬로푸드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제된 탄수화물이 아닌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위주로 식단을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단순당이 아닌 복합 탄수화물로 대체해 섭취하는 것이 더 낫다.
완벽해보이는 지중해식 식단에도 단점은 있다. 비용 문제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가공식품을 배제한 신선한 식재료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식비가 일반적인 식단보다는 더 많이 들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중해식 식단 식재료를 그대로 우리 식단에 적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한국형 지중해식 식단'을 고안하기도 했다. 한식용 레시피를 기본으로 한 한국형 지중해식 식단은 세끼 기준 총 열량을 1200kcal로 일반 식단에 비해 300kcal 줄이고,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비율을 5:3:2로 맞췄다. 기존 지중해식 식단은 탄수화물 35~40%, 지방 35~45%, 단백질 15~20% 정도다. 식단을 예로 들면 '잡곡밥(140g), 고등어구이(50g), 두부조림(80g), 가지나물과 시금치 나물, 올리브오일과 들기름(각 5g)'으로 구성하면 된다.
한편 이같은 지중해식 식단도 운동과 병행해야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배가된다.
이지원 교수는 "음식은 약이고, 운동은 밥"이라면서 "음식은 좋은 것으로 가려 먹고, 운동은 매일 밥먹듯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주 5회 30분씩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 유산소성 운동이 우선 추천되지만, 일단 어떤 운동이든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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