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P씨는 초등학교 때 뜨거운 물을 쏟아 오른 팔에 넓게 화상흉터가 생겼다. 피부 색이 변하고 심하게 울퉁불퉁해 여간해서는 팔을 드러내지 않는다. 요즘같이 더워도 짧은 반팔 옷을 입지 않고 지낸다.
대개 엉덩이 같이 비노출 부위에서 피부를 떼어 화상흉터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질감이 있고, 떼어 낸 부위에 새로운 흉터가 남고 공여 부위의 제한으로 여러 번 시술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화상흉터는 깊이가 깊고 상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표피와 진피층의 땀샘, 피지샘, 모낭 등 피부 부속기의 손상이 많다. 때문에 피부를 편평하게 깎는 치료를 하면 정상적인 회복이 안 되거나 더 심해지기도 했다.
이런 화상흉터를 해결하는데 획기적 전환점을 만든 치료법이 바로 '핀홀법(pinhole method)'이다.
필자를 비롯한 연구팀이 2005년 유럽피부과학회에 핀홀법을 최초로 소개 발표한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실적, 레이저 등을 통한 노력의 결실로 지금은 중요한 흉터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물론 미국피부과학회(AAD), 미국레이저의학회, 유럽피부과학회지 등 세계 유명 피부과 저널에 꾸준히 발표하며 국제적인 치료법으로 공인받았다.
핀홀법의 원리는 간결하지만 실제 치료에서는 고도의 전문 기술과 시술 경험이 필요하다. 레이저로 피부에 바늘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흉터 아래 엉키고 뭉친 섬유조직을 끊어 부드럽게 풀고 재배열 해 겹겹이 재생을 유도, 정상적인 조직으로 채우는 원리다.
피부 겉부터 진피 깊숙한 곳까지 콜라겐 조직을 레이저로 촘촘히 끊어주는 핀홀법을 이용하면 피부의 재생 능력이 살아나 원래의 피부 상태로 복원이 시작된다. 치료를 반복할수록 미세 구멍을 뚫었던 자리는 본래 피부와 유사한 질감과 탄력이 회복된다.
단순히 흉터를 줄이는데 그치지 않고 피부 재생 능력을 촉진해 조직을 재건하는 치료법이다. 핀홀법이 화상흉터 개선은 물론 미용적 만족까지 동시에 충족하는 셈이다.
핀홀법은 피부 이식을 위해 떼어낸 곳에 새로 생긴 흉터 치료와 화상흉터와 정상 피부 경계선을 옅게 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울트라펄스, 슈퍼펄스 등 미세구멍을 뚫는 레이저와 함께 흉터에 침착된 색소를 해결하기 위해서 IPL, 브이빔, 피코세컨드 레이저 등의 다양한 색소 레이저들을 병용해 치료한다.
핀홀 레이저 치료는 넓은 화상 흉터가 점점 좋아지는 것을 환자가 눈으로 보며 치료 효과를 경험하는 장점이 있다. 또 수술횟수가 제한적인 피부 이식과 달리 여러 차례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
미국피부과학회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40명의 넓은 화상흉터 환자를 핀홀법으로 치료한 결과, 92.5%(37명)에서 만족할 만할 수준으로 개선되었고, 이 중 57.5%(23명)는 50% 이상 흉터가 개선돼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대상자의 92.5%는 치료 후 피부 질감이 좋아졌으며, 90%는 흉터 부분이 다른 정상 피부조직과 비슷한 정도로 피부 두께가 얇아지는 효과를 보았다.
화상흉터의 특성상 피부이식 등 다른 치료 방법들의 피부 개선 만족도가 일반적으로 10% 미만에 그친다.이를 감안하면 50% 이상의 흉터 개선은 고무적인 결과로 화상흉터 환자들에게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도움말=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김영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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