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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제주 여행이 가장 빛날 시기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 '지상낙원'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싶다. 번잡한 도심, 사람이 몰리는 지역 대신 소박하면서도 알찬 여행이 가능한 곳을 소개한다. 서귀포 송산동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져 풍성한 제주만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제주 관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여행 콘텐츠를 발굴하고, 만들어 내고 있는 제주관광공사의 추천 여행지를 중심으로 선별했다. 한껏 기대해도 좋다. 송산동의 여름은 길고,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 '동양의 나폴리' 풍경이 예술
송산동에서의 첫 힐링 여행은 올레 6코스부터 시작이다. 시작점은 쇠소깍이다. 쇠소깍에서는 손으로 줄을 당겨 물 위를 이동하는 '테우'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다 아래를 볼 수 있는 투명카약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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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미포구를 지나 걷다 보면 소천지를 만나게 된다. 소천지는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듯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무암으로 된 기암괴석이 만들어 낸 비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잔잔한 소천지 안쪽과 달리 바깥쪽 바다는 쉴 새 없이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며 하얀 포말을 만든다.
소천지에 비추는 한라산은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수심이 깊고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와 산호초가 자생하고 있어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울퉁불퉁한 바위가 많고 안전 요원이 없는 곳이니만큼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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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천지의 바다숲길을 걷다보면 '소정방폭포'를 만날 수 있다. 소정방폭포는 물줄기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정방폭포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정방폭포 동쪽 인근에 있으며, 높이는 7미터 정도로 낮지만 떨어지는 물줄기 소리는 다른 폭포 못지않게 크고 웅장하다. 백중날(음력 7월 15일)에 소정방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일 년 내내 건강하다는 속설이 있어 물맞이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소정방폭포를 지나면 이중섭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이중섭거리는 이중섭 회백의 작품과 편지들이 있는 미술관이 있다. 인근에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이 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은 1960년에 개장,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상설 전통시장이다. 과거 서귀포매일시장으로 불렸지만 문화 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2010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고 문화와 예술이 있는 전통시장으로 변신을 꾀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의 백미는 다양한 먹거리다. 다양한 먹거리 중 여름 별미는 '자리'이다. 도밋과에 속하는 자리돔은 평생 한자리에 머물며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 뼘이 채 되지 않은 작은 물고기로 수심 2미터~15미터 지점에 형성된 산호 주변이나 암초 지대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제주에서 자리하면 보목 자리를 손에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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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구이로 맛보는 것도 좋다. 자리 구이는 크기가 큰 것을 골라 굵은 소금을 뿌리고 통째로 석쇠에 굽는다. 직화로 맛있게 구워진 자리구이는 가시를 바를 것도 없다. 뼈까지 꼭꼭 씹어 먹으면 깊은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과거에는 꾸덕꾸덕하게 말린 자리를 구이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갓 잡은 생물을 구워내 신선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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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맛과 멋을 즐겼다면 특색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송산동에는 허니문 하우스다. 허니문 하우스는 (구)파라다이스 호텔 일부를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되는 곳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배우 황정민의 저택)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아일랜드'의 촬영지로 사용, 사람들의 즐겨찾는 이색 명소다. 입구에서 허니문하우스까지 가는 길의 울창하게 뻗은 야자수는 외국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세심하게 잘 가꿔진 정원과 함께 입구를 따라 길게 늘어진 복도는 여행객의 주요 포토존이다. 카페에서는 섶섬과 범섬의 조망이 가능하고, 바다를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테라스에 있는 테이블에 앉는 게 좋다. 오후 3시 이전에는 샌드위치, 피자 등 식사가 가능하다. 특히 매월 쿠키 만들기, 요가, 사진클래스 등의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되고 있으니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사전 예약을 통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