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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수막 단속 동행취재 해보니…20여분만에 10개 수거

기사입력 2025-05-02 15:52

[촬영 윤관식]
[촬영 윤관식]
[촬영 윤관식]
[촬영 윤관식]
[촬영 윤관식]
분양 광고가 다수…광고효과 노려, 개당 32만원 과태료 감수하고도 불법 게시

주말에 특히 폭발적 증가…"게릴라성 단속으로 근절 노력"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봄철 길가에는 현수막이 도배되다시피 합니다."

2일 오전 10시께, 대구 수성구 수성시장.

불법 광고물 단속 차량이 수성구청을 출발한 지 5분 만에 첫 불법 광고물이 눈에 띄었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약 3m 높이에 설치된 현수막을 확인하자, 단속반은 장대 낫을 꺼내 들었다.

단속반 2명이 현수막 하나를 철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남짓.

손발이 척척 맞는 이들은 한명이 현수막의 줄을 끊으면 다른 한명이 현수막을 수거해 트럭 짐칸에 차곡차곡 쌓았다.

4인 1개 조인 이들 중 한명은 도로변에서 철거되는 현수막이 도로로 흩날리지 않도록 안전에도 신경 쓰며 현수막을 철거했다.

철거된 현수막은 대부분 분양 광고 불법 현수막이었지만, 대선을 앞두고 이곳저곳에 게시된 정당 현수막들도 15일이 지난 것들은 철거 대상에 포함됐다.

첫 불법 현수막을 철거한 지 20여분 만에 10개의 현수막이 수거됐다.

수성구 불법 현수막 단속반 2개 팀이 하루에 철거하는 현수막은 평일 기준 300여개에 이른다.

주말과 연휴 기간에는 500여개까지 늘어난다.

수성구청 도시디자인과 장세화 주무관은 "오늘은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 오히려 현수막이 적은 편"이라며 "연휴가 시작되면 공무원들 휴무일을 노려 불법 현수막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덧붙여 "날씨가 풀리는 봄철에는 헬스장 등 광고가 늘어나며 길가에 2m 간격으로 현수막이 도배되다시피 달린다"며 "갓길에 주차하고 떼어내다 보니 위험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불법 광고 현수막은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다고 장 주무관은 전했다.

실제로 유동 인구가 많은 교차로 한곳에서만 현수막 3∼5장이 걷히기도 했다.

교차로 인근에서는 불법 현수막을 설치하던 업자가 단속 차량이 보이자 황급히 현수막을 걷는 모습도 보였다.

수성구에서 불법 현수막 1개당 부과하는 과태료는 32만원이다.

올해 1∼4월까지 수성구에서 불법 현수막 게시자에게 부과된 과태료는 7천9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2억여원이 부과됐다.

장 주무관은 "분양업체에서 불법 광고 현수막을 많이 게시해서, 한 업체에 수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한다"며 "분양업체는 불법 현수막의 광고효과가 좋으니, 과태료를 감수하고서라도 계속 불법 현수막을 게시한다"고 말했다.

수성구는 2015년부터 대구은행 네거리, 범어 네거리, 만촌 네거리, 신매 네거리, 황금 네거리, 두산 오거리, 수성호텔 네거리, 구청 앞, 범어 도서관 앞 등 9곳에서 현수막 제로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19년부터는 불법 현수막에 적힌 번호로 5∼20분 간격으로 무작위 전화를 걸어 영업을 마비시키는 자동경고발신시스템(일명 폭탄전화)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말 게릴라성 불법 현수막 단속을 통해 불법 현수막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psi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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