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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저는 곤충학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어느 날 사슴벌레를 보았는데, 그때부터 곤충의 매력에 빠졌어요. 어린이날에는 동생과 함께 커다란 테라리움을 만들고 싶어요."
11살 김현우 군(가명)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최근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고 치료제를 사용하며 외래 추적 관찰을 받고 있는 현우 군은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을 통해 소아 혈액암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 향상을 위한 유전체 분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치료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치료 플랫폼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현우 군은 아픔에서 멈추지 않으며 성장하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들에게 뜻깊은 어린이날을 선물하기 위해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단장 최은화)은 5월 2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우리들은 자란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바랐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아,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진행됐다. 사업단은 이번 행사에서 핵심 슬로건인 #아픔은멈춤이아니다, #kidsneverstop, #우리들은자란다를 통해, '질환으로 인한 아픔은 멈춤이 아니며, 아이들은 여전히 자라고 성장하는 위대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약 200여명의 환자·가족들과 의료진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꿈과 희망을 나누며, 아픔을 넘어 성장하는 미래를 응원했다.
이은결 일루셔니스트는 이날 진행한 공연료 전액을 서울대어린이병원에 기부하며, 환자들에게 꿈이 현실로 변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물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며, "비록 아픈 몸을 고쳐드릴 순 없지만, 잠시나마 마음이 숨 쉴 수 있는 작은 기적 같은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꿈을 이루어 DREAM' 코너에서는 전국의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보내온 꿈과 소망을 소개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응원과 격려의 시간이 이어졌다. 김해성 군(6세·가명)은 27주 미숙아로 태어나 전국에 환자가 100여명이 안 되는 희귀질환인 단장증후군으로 진단됐다. 뇌병변과 자폐성 장애까지 동반되어 발달이 늦고, 걸음도 불편해 최근 다리 수술을 받았다. "봄바람을 따라 함께 자전거 연습을 하면서 아이의 재활을 돕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전한 해성 군 어머니는 사업단을 통해 소망을 이루어 기쁘다고 말했다. 해성 군은 현재 가정 정맥 영양 지원 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해 치료 지원을 받으며, 다른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소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입원 중에 병원을 꼼꼼히 관찰하며 의학 소설을 쓰고 싶은 꿈을 가진 뇌종양 환자와 히크만 카테터(항암제를 주기적으로 안전하게 맞기 위해 신체 깊숙이 있는 굵은 정맥에 삽입하는 기구)삽입 수술 전 아이와 물놀이를 다녀오고 싶다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 어머니의 사연도 소개됐다.
또한, 행사에는 도토리 캐리커처에서 운영하는 캐리커처존과 요술풍선존, 포토존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돼, 참석자들이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이번 행사는 고(故) 이건희 회장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치료로 지쳐 있는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사업단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전국 의료진과 협력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와 연구를 지원하는 10년 중장기 사업으로,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해 왔다.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1만 1822명의 환자가 진단을 받았고, 551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한, 2만 9379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되었으며, 207개 의료기관과 1529명 의료진이 협력하여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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