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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통풍 환자들의 근심도 커지게 됐다.
무더운 여름밤 즐기는 맥주 한잔이 자칫 극심한 고통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실제 여름은 통풍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지난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55만3천254명으로, 2020년 46만8천83명 대비 약 18% 늘었다.
특히 7∼8월과 같은 한여름에 환자가 많은데, 지난해 기준 월별 통풍 환자 수는 2월 11만1천977명으로 최저였다가 같은 해 7월 13만5천994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풍 환자가 여름에 늘어나는 건 더운 날씨 탓에 땀 배출이 많아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혈중 요산 농도가 쉽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맥주와 같은 푸린 함량이 높은 음료를 마시면 통풍 발작 위험은 더욱 커진다. 알코올이 요산의 배출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간에서 생성하는 젖산도 요산 배출을 이중으로 방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술과 함께 즐기는 치킨이나 곱창 등 기름진 안주에는 푸린 함량이 높아 체내 요산 생성을 부추긴다.
황지원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음주는 소량이라도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하루 맥주 1캔 이상의 섭취가 반복되면 요산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풍 발작을 피하려면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고 음주를 삼가면서, 요산을 배출하기 위해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곱창, 간, 멸치 정어리, 고등어와 같은 푸린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습관 개선에도 혈중 요산 수치가 떨어지지 않으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방치하면 요산 결정이 덩어리가 돼 관절 부위에서 혹이 될 수도 있다.
황 교수는 "통풍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복부비만 등 대사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도 초기에 단순 관절염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통풍 발작 경험이 있거나 고요산혈증이 있다면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한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