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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DC 본부 총기 난사 범인은 코로나19 백신 음모론 집착 30대

최종수정 2025-08-10 09:47

美CDC 본부 총기 난사 범인은 코로나19 백신 음모론 집착 30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CDC 총기 난사 사건 당시 경찰에 의해 도로가 통제되고 시민들이 해당 도로 주변에 대기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본관 및 인근 약국 앞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5시경 범인은 CDC 건물로 들어가려다 경비원들에 제지당한 뒤 건너편 약국으로 이동해 CDC 본부 건물을 향해 연이어 발포했다. 현장에서는 소총 포함 총기 여러 자루와 대량의 탄약이 발견됐다. 범인은 애틀랜트 근교 출신인 패트릭 조지프 화이트(30)로,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이 경찰 총격 또는 자살인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현장해 출동한 경찰관 데이비드 로즈(33세)가 총격 도중 사망했고, 다른 민간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CNN 등 미국 언론은 화이트가 코로나19 백신이 자신을 병들게 했다고 강하게 믿으며, 관련 음모론에 집착해왔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가족과의 면담, 현장 정황, 그리고 그가 평소 퍼뜨린 주장들을 토대로 범인이 자신의 건강 문제를 코로나 백신 탓으로 돌려 CDC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보고 있다. 화이트는 최근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을 구하려고 했으며, 그의 부친은 경찰에 아들이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의 심리적 변화가 백신 음모론 집착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추가 동기와 관련 인물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CDC 근무자들의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은 9일 보건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숨진 경찰관을 애도하고 "공공보건에 종사하는 동료들이 느꼈을 충격이 얼마나 클지 잘 알고 있다. 대중의 건강을 지키는 이들이 이런 폭력에 직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네디 장관 등 정부 수뇌부가 백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음모론 확산을 부추긴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평소 예방접종, 특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출해온 케네디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제외하는가 하면, CDC의 백신자문위원 전원을 한꺼번에 해임한 데 이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백신 관련 잘못된 정보와 음모론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CDC에서 해고된 전직 직원들의 모임인 '파이어드 벗 파이팅'은 "케네디는 과학과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끝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CDC 직원들을 악마화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자"라면서 그가 백신과 CDC에 대한 "적개심과 불신을 조장했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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