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사회가 경마중계 화면에서 달리는 말을 실시간으로 따라다니며 정보를 표시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레이스 비전(Race Vision) AI'를 개발했다. 마사회 방송센터는 이 시스템을 외주 개발 없이 100% 소속 직원들의 자체 기술력으로 설계부터 구축까지 완성해 연간 억대 예산을 절감했다.
주목할 점은 '선두마 자동 추적' 기능이다. 결승선 전 직선 구간에서 AI가 자동으로 선두 3마리 말을 찾아 화면에 집중 표시한다. 경마의 하이라이트는 결승선 직전 선두 경쟁이다. 하지만 카메라 각도에 따라 실제 순위와 화면상 순위가 달라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데, 경주로 펜스를 기준선으로 활용하는 보정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러한 시각적 왜곡을 해소했다.
이번 개발은 '기술 자립'이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미국 나스카 레이싱, 미식축구(NFL), 프랑스 투르드프랑스 등에서 유사한 객체 추적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외부 솔루션 도입 시 상당한 라이선스 비용이 발생한다. 한국마사회는 자체 개발을 통해 예산을 절감함과 동시에, 우리 기술로 우리 서비스를 만듦으로서 기술 자립을 이루었다. 아울러 향후 경륜, 경정 등 유사 경주 스포츠는 물론 해외 경마 산업으로의 기술 확산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
마사회 방송센터는 레이스비전 AI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경주마의 속도, 이동 경로 등을 시각화하는 차세대 서비스 제공도 계획 중이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레이스비전 AI는 오는 4일부터 경마 실황에 정식 운영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