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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7∼9월) 민생회복소비쿠폰 등 추가경정예산 집행에도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이 뒷걸음질 쳤다.
추석 연휴가 작년과 달리 10월로 늦어지면서 3분기 식료품·여행 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하며 올해 들어 1분기(-0.7%), 2분기(-1.2%)에 이어 3개 분기째 줄었다. 소비지출이 1.3% 늘었지만,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추석 명절이 늦어져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특히 육류(-9.0%), 채소·채소가공품(-7.0%), 주스·기타 음료(-6.2%)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오락·문화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연휴가 밀리다 보니 단체 및 국외 여행비가 14.1% 큰 폭으로 감소했고, 운동 및 오락 서비스(-3.6%), 서적(-10.2%)도 줄었다.
서지현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오락·문화 지출이 작년 3분기에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 지출도 학원·보습교육(-4.5%), 정규교육(-7.6%) 등을 중심으로 6.3% 감소했다. 교육 지출은 학령인구 감소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2023∼2024년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게 데이터처의 설명이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지출이 늘어난 품목도 일부 있다.
음식·숙박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 영향으로 외식 등 식사비가 4.6% 늘었으나 숙박비는 4.1% 줄었다.
서지현 과장은 "민생회복소비쿠폰이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분야는 외식비이며 그 외에도 기여도 비중이 높진 않지만 안경·화장품 등 준내구재 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류(-7.9%) 감소에도 전자담배 인기로 담배 지출이 8.8% 늘면서 전체 주류·담배 지출은 0.6% 증가했다.
테슬라 신차 출시 등으로 자동차 구입(19.5%)이 큰 폭으로 늘면서 교통·운송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분위별로는 저소득층에서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았다.
소득 1분위(하위 20%) 소비지출은 6.9% 증가했고, 2분위도 3.9% 늘었다.
3분위는 0.0%로 제자리걸음 했고, 4분위는 2.4% 늘었지만 5분위(상위 20%)는 1.4% 줄었다.
서지현 과장은 "5분위에서는 오락·문화, 특히 단체 및 국외 여행비 지출이 감소했다"며 "(추석) 연휴가 (10월로) 이동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5만8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9% 감소했다. 가구간이전지출(-19.1%), 연금 기여금(-0.7%) 등에서 줄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438만1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43만7천원으로 12.2% 늘었다. 흑자액 규모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민생회복소비쿠폰으로 소득이 늘어난 가운데 지출 증가가 그에 못 미치면서 흑자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sje@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