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에도 확 열리지 않은 지갑…3분기 실질지출 0.7% 감소

기사입력 2025-11-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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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7∼9월) 민생회복소비쿠폰 등 추가경정예산 집행에도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이 뒷걸음질 쳤다.

추석 연휴가 작년과 달리 10월로 늦어지면서 3분기 식료품·여행 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7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4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하며 올해 들어 1분기(-0.7%), 2분기(-1.2%)에 이어 3개 분기째 줄었다. 소비지출이 1.3% 늘었지만,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추석 명절이 늦어져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특히 육류(-9.0%), 채소·채소가공품(-7.0%), 주스·기타 음료(-6.2%)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오락·문화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연휴가 밀리다 보니 단체 및 국외 여행비가 14.1% 큰 폭으로 감소했고, 운동 및 오락 서비스(-3.6%), 서적(-10.2%)도 줄었다.

서지현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오락·문화 지출이 작년 3분기에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 지출도 학원·보습교육(-4.5%), 정규교육(-7.6%) 등을 중심으로 6.3% 감소했다. 교육 지출은 학령인구 감소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2023∼2024년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게 데이터처의 설명이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지출이 늘어난 품목도 일부 있다.

음식·숙박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 영향으로 외식 등 식사비가 4.6% 늘었으나 숙박비는 4.1% 줄었다.

서지현 과장은 "민생회복소비쿠폰이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분야는 외식비이며 그 외에도 기여도 비중이 높진 않지만 안경·화장품 등 준내구재 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류(-7.9%) 감소에도 전자담배 인기로 담배 지출이 8.8% 늘면서 전체 주류·담배 지출은 0.6% 증가했다.

테슬라 신차 출시 등으로 자동차 구입(19.5%)이 큰 폭으로 늘면서 교통·운송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분위별로는 저소득층에서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았다.

소득 1분위(하위 20%) 소비지출은 6.9% 증가했고, 2분위도 3.9% 늘었다.

3분위는 0.0%로 제자리걸음 했고, 4분위는 2.4% 늘었지만 5분위(상위 20%)는 1.4% 줄었다.

서지현 과장은 "5분위에서는 오락·문화, 특히 단체 및 국외 여행비 지출이 감소했다"며 "(추석) 연휴가 (10월로) 이동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5만8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9% 감소했다. 가구간이전지출(-19.1%), 연금 기여금(-0.7%) 등에서 줄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438만1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43만7천원으로 12.2% 늘었다. 흑자액 규모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민생회복소비쿠폰으로 소득이 늘어난 가운데 지출 증가가 그에 못 미치면서 흑자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sje@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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