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수 시간씩 소셜미디어(SNS)에 머무는 청소년 문제를 두고 각국이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SNS 이용을 법으로 금지한 호주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연령 제한과 이용 차단 논의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청소년 SNS 과몰입을 사회적 문제로 보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주요국 정책 자료에 따르면 호주가 이번 달부터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법 시행과 맞물려 아시아, 유럽에서도 규제 카드를 꺼냈거나 검토 중인 나라가 잇따라 나왔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내년부터 만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지난달 말 발표했다.
호주 사례를 참고해 주요 SNS 이용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고 필요시 소셜미디어 계정 생성·이용에 제한을 두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틱톡 등을 대상으로 규제를 검토 중이며, 호주 정부의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유럽 가운데 호주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유력한 나라로는 덴마크가 꼽힌다.
덴마크 정부는 이미 지난 11월 15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의 SNS 플랫폼 이용 금지 계획을 내놨다. 부모 허용을 전제로 13~14세의 SNS 접근은 가능할 수 있다.
덴마크는 해당 법안을 내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IT 기업에 엄격한 규제를 시행해 온 유럽연합(EU)도 아동 SNS 사용 금지 여부를 두고 검토를 시작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정책연설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부모라고 굳게 믿는다"며 SNS 사용연령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 10일 토론회에서 유럽 규정을 바탕으로 프랑스에 '디지털 성년'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SNS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고, 이 기준 연령을 15세나 16세로 정할 것"이라며 "목표는 내년 초 정부 법안을 제출하고 가능한 한 빨리, 내 임기 내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도 이와 비슷하게 엄격한 연령 확인 절차나 연령에 따른 SNS 접근 제한 조치를 검토 또는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지만 유타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어린이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연령 확인 의무화 등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 한국은 직접 규제 없어…"사회적 대안·가이드라인 필요"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이나 차단과 같은 강력한 직접적 규제는 없다.
다만 아동·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츠의 SNS 유통을 금지하거나 이용자 보호 의무에 관한 플랫폼 책임을 강조하는 관련법은 존재한다.
이에 따라 국내 청소년들의 지나친 SNS 사용에 대한 사회적 대안 모색 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제시된다.
반면 SNS 사용 문제는 가정과 교육을 통해 각자 상황에 맞게 해결해야 할 사안이고, AI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호주와 같은 강력한 법적 규제에 회의적인 관측도 적지 않다.
gogo213@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