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병오(丙午)년이다. 2025년이 을사(乙巳)년이었으니까. 이 육십갑자(六十甲子) 연도 지칭이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면 천간(天干)·지지(地支)를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천간은 육십갑자에서 위(병오라면 병)를 이룬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열 개여서 십간이다. 지지는 아래(병오라면 오)를 이룬다.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열두 개여서 십이지다.
십이지는 각각 땅의 열두 동물과 연결된다. 그것까지 알아야 올해 병오년이 붉은 말의 해라는 뜻을 절반 더 이해한다. 쥐(자) 소(축) 호랑이(인) 토끼(묘) 용(진) 뱀(사) 말(오) 양(미) 원숭이(신) 닭(유) 개(술) 돼지(해). 오(午)가 말이니까 병오년는 말의 해가 틀림없다. 그런데 '붉은 말'에서 '붉다'는 것은 또 뭔가? 이 절반마저 더 알려면 천간, 지지와 음양(陰陽), 오행(五行. 목화토금수)의 관계까지 익혀야 하나 그것은 전문가들의 몫으로 남겨 두자. '병' '오' 둘 다 음양 중 양,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 등 오행 중 불(화)에 각각 해당한다는 것만 기억하자. 결국 병오는 '양'에 '화'이니 붉어도 아주 붉을 수밖에.
갑자년에 태어난 내가 다시 갑자년을 처음 만나는 게 60돌 회갑(回甲)이다. 10간과 12지의 최소공배수는 60이니까. 갑자고 을축이고 병인이고 바로 그 육십갑자 연도가 60 주기(週期)로 반드시 되풀이된다. 2025년 을사년이 시작될 때,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을사년)이 <을씨년스럽다>의 어원이라는 설이 전파를 많이 탔다. 2026년 병오년도 그렇게 활용된다면 <병오하다>가 제격이리라. '붉은 말'처럼 세상을 환하게 물들이며 솟구치다, 그게 병오하다의 뜻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상상컨대 2027년 정미(丁未)년의 <정미스럽다>는 긍정의 단어가 되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나.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