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여 만에 주식 거래가 재개된 삼천리자전거가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오너의 배임 혐의로 지난 1월 정지됐던 주식 거래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으로 4월 20일부터 재개됐다. 석 달 넘게 4425원에 묶여있던 주가는 거래 재개 직후 7450원(52주 최고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5월 6일 종가 기준 495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너의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삼천리자전거에 대한 우려는 불식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전 회장의 13억 5000여만원(삼천리자전거 약 13억원·참좋은여행 약 5700만원) 규모 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 창업주 고(故) 김철호 회장의 손자인 김 전 회장은 지분 70% 이상을 소유한 지엘앤코(GL&Co)를 통해 약 31.64%의 지분으로 삼천리자전거를 장악하고 있으며, 계열사 지분(참좋은여행 7.08%)까지 포함하면 38%가 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월 12일 삼천리자전거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김 전 회장이 지난 1월 5일 기소됐다고 공시하자,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해당 혐의가 상장 폐지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주식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후 2월 26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지만, 3월 20일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수용되면서 지난달 17일 상장 유지가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법적 판결 결과에 따라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연대 등을 중심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압박이 높아진 가운데, 김 전 회장은 배임 혐의 금액 전액 변제뿐 아니라 사내이사는 물론 회장 타이틀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삼천리자전거는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당 100원의 결산배당과 6.58%의 자기주식 소각(감자)을 의결하며 '주주 달래기'에도 나섰다.
상승세인 실적이 상장 유지 판단 기준 중 하나인 '영업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면서, 거래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1000여개의 대리점을 보유한 삼천리자전거는 국내 자전거 시장 점유율 35% 이상을 차지하는 업계 선두 기업이다. 전통적인 자전거 제조사에서 고부가 전기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진행 중으로, 전기자전거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천리자전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755억 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93% 늘었고, 영업이익은 312.3% 늘어난 124억2525만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익성 개선의 배경으로는 전기자전거 브랜드 '팬텀(PHANTOM)'의 판매 호조가 첫 손에 꼽힌다. 여기에 최근 고유가로 인해 전기자전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전기자전거 '팬텀'은 어떤 목적에든 대응할 수 있는 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예년 대비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성수기 계절적 이슈와 더불어 최근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 또한 판매 증가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주(13일~14일)로 예정된 1분기 공시에 실적 개선 배경에 대한 공식적인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일단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지난달 첫 공판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내부통제 실패와 기업 신뢰 훼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높다.
이에 대해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공식적 답변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거나 형량이 높게 나올 경우, 다시 한번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면서,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의 이행 여부가 장기적인 주가 향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