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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한민국줄넘기협회 사무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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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모든 초등학교에 줄넘기 스포츠클럽은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4일 인천 선학체육관 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줄넘기 대회장. 김대중 대한민국줄넘기협회 사무처장은 전국 초등학교 줄넘기 스포츠클럽 개수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축구, 야구, 농구보다 저변은 제일 잘 돼 있다고 자부한다. 남학생, 여학생 모두 좋아하고, 남녀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종목이다. 줄 하나만 있으면 모든 학교, 모든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종목"이라며 줄넘기의 너른 저변에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날도 경기도를 제외한 16개 시도 초등학교 자타공인 줄넘기 최강팀들이 총출동했다. 학교스포츠클럽의 수많은 종목 가운데 줄넘기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김 처장은 망설임 없이 "협동심"이라고 답했다.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는 단체전으로 돼 있다. 교육부 정책에 따라 개인 종목이 없어지고 단체전만 남게 됐다. 단체전 줄넘기에서는 단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안된다. 개인기가 월등한 선수 한 명이 있다고 해서 그 학교, 그 팀이 절대 뛰어날 수 없다. 전체가 한몸, 한박자로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생님들의 지도 스타일도 다양하다. 정답이 없다. 선수들 간의 간격, 박자, 각 학교만의 스타일이 있다. 작전 기술이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줄넘기 단체전은 초등학생이 국가대표를 이길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반복훈련과 집중력, 일사불란한 움직임, 하나 된 협동심의 몫이 절대적이다. 김 처장은 "야구나 축구는 초등부가 일반부를 이길 수 없지만, 줄넘기 단체전은 다르다. 국가대표 시범단도 초등부에 질 수 있다. 개인전은 국가대표가 월등하지만 단체전에선 초등학생들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전국 최강 줄넘기 고수팀들이 결집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선 한국신기록도 종종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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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넘기 단체전에서 2분간 300개를 훌쩍 넘기며, 경이로운 실력을 보여준 부산 당평초등학교 남녀 학생들이 기록 공인 인증서를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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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 학교체육 정책에 따라 전국스포츠클럽 대회에 시상식이 사라졌다. 전체 참가학생에게 기념메달을 수여하고, 순위 및 기록 공개를 금지했다. 승자와 패자 없이 모두가 행복한 스포츠를 즐기도록 하자는 취지지만 정작 현장의 아이들은 기록과 순위가 궁금하다. 스포츠 대회에서 기록, 순위가 사라지면서 승자에 대한 존중, 패배를 통해 배울 기회도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처장은 "스포츠에서 선의의 경쟁이 사라진다는 점은 아쉽다. 순위를 매기지 않는 것은 아이들을 위한 좋은 취지지만 경쟁이 없다보니 스포츠를 대하는 동기부여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줄넘기 종목은 현장 기록 공개 및 공인인증서 수여식을 통해, 운영의 묘를 발휘하고 있다. 김 처장은 "현장 전광판으로 학교별 기록을 공개한다. 순위는 없지만 기록 공개만으로도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잘하지 못한 아이들도 '다음엔 우리도 더 잘하자'며 동기부여를 하고 돌아가는 모습이었다"고 귀띔했다. "또 시상식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허탈감을 어떻게 채워줄까 고민하다 개인별 공인인증서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래는 세계기록, 아시아기록, 한국신기록에만 부여되는 인증서인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만큼은 예외를 뒀다. 김 처장은 "작년에 학교별 1장씩 공인인증서를 나눠줬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는 참가학생 전원에게 기록이 새겨진 공인인증서를 나눠줬다. 학생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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