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명예회복' 배드민턴협회 '당근줄게 열심히 뛰어라'

제57회 전국봄철배드민턴리그전에 펼쳐지고 있는 밀양시배드민턴경기장. 밀양=최만식 기자

'당근 줄게, 출전권 다오.'

한국 배드민턴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의 명예회복을 위해 '당근책'을 마련했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다.

협회는 27일 제57회 전국봄철배드민턴리그전이 열리고 있는 경남 밀양시배드민턴경기장에서 대표팀 지원 대책 회의를 갖고 포상금 세부 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에 따르면 협회는 우선 공식 스폰서 기업으로부터 받는 후원금의 20%를 포상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협회가 후원 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의 20%는 약 5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10%는 감독과 코치 등 지도자를 위한 포상금으로 책정하고 나머지 4억5000만원 가량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올해 말 2019년 시즌이 모두 끝난 뒤 이른바 '연말 보너스' 형식으로 주어진다.

지급 기준은 2019년 말 기준 누적 상금 랭킹-세계랭킹을 합산해 'A, B, C, D…' 등의 등급으로 정한다. 열심히 뛰어서 좋은 성과를 낸 선수에게 혜택이 더 돌아가는 구조다. 단 6개월 이상 대표팀에서 활동을 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대표팀 정원은 40명이다. 등급 서열로 나눠 최하위가 되더라도 최소한의 격려금을 받도록 했다. 모든 선수에게 혜택을 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백석대가 27일 열린 봄철리그전에서 남자 대학부 정상에 올랐다. 밀양=최만식 기자

이와 함께 선수들이 각종 오픈 대회에 출전해 획득하는 상금은 별도로 선수들이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는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개인 상금의 일부를 협회 기금으로 기부토록 했지만 동기 부여를 위해 3년 전부터 '상금 개인 소유'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5월부터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는 만큼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원책을 조기에 확정했다"면서 "2018년 아시안게임의 '노메달'을 털어내고 명예회복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출전권 레이스는 오는 5월부터 시작돼 내년 4월 말까지 펼쳐진다. 2020년 5월 1일 현재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에 따라 국가별 출전권이 부여된다. 단식의 경우 세계랭킹 1∼16위 안에 들면 2장을 획득할 수 있고 한 선수가 랭킹 안에 포함돼 있으면 1장이 주어진다. 복식은 랭킹 1∼8위 안에 들어야 2개 조를 출전시킬 수 있다. 현재 남자단식 손완호(6위), 여자단식 성지현(10위),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7위),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7위)이 상위 랭커들이다. 5개 종목 별로 모두 출전시키는 게 목표인 만큼 출전 자격을 얻는 것부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 협회는 이번 대회 경기 중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한 국가대표 손완호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재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계속된 경기에서는 대학 배드민턴의 '다크호스' 백석대가 남자 대학부 결승서 인하대를 게임 스코어 3대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2010년 창단 이후 첫 봄철리그전 제패다. 백석대는 전날 준결승에서 대학 최강으로 꼽히는 원광대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파란의 주인공이 된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질주했다. 여자 대학부 준결승에서는 인천대와 한국체대가 부산외대, 한국국제대를 각각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일반부의 준결승 대진도 모두 확정됐다. 여자부의 경우 A조 1위 인천국제공항이 B조 2위 김천시청과, B조 1위 삼성전기는 A조 2위 MG새마을금고와 만난다. 남자부에서는 상무-김천시청, 삼성전기-MG새마을금고가 각각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밀양=최만식 기자 [e-mail]

◇봄철배드민턴리그전 경기 결과(27일)

▶남자 대학부 결승

백석대 3-2 인하대

▶여자 대학부 준결승

인천대 3-0 부산외대

한국체대 3-0 한국국제대

▶여자 일반부

<A조>

인천국제공항(4승) 3-0 MG새마을금고(3승1패)

화순군청(2승2패) 3-0 영동군청(4패)

<B조>

삼성전기(5승) 3-0 김천시청(3승2패)

포천시청(2승3패) 3-0 화성시청(5패)

전북은행(3승2패) 3-1 KGC인삼공사(2승3패)

▶남자 일반부

<A조>

상무(4승1패) 3-0 MG새마을금고(4승1패)

광명시청(4승1패) 3-0 던롭(5패)

충주시청(2승3패) 3-0 고양시청(1승4패)

<B조>

삼성전기(6승) 3-0 밀양시청(3승3패)

요넥스(3승3패) 2-0 김천시청(4승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