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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도쿄올림픽의 해, 대한민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성장이 눈부시다.
우승에 가려졌지만 '선배조' 이상수(삼성생명, 세계 20위)-정영식(국군체육부대, 세계 13위) 역시 만리장성을 넘었다. 16강에서 독일 에이스조 티모볼-리카르도 월터조를 3대1로 꺾은 후 8강에서 '세계 1위' 판젠동-저우 유조를 3대1로 돌려세웠다. 비록 후배 장우진-조대성조와의 4강 맞대결에서 1대3으로 졌지만 중국 최강조를 조기탈락시키며 후배들의 우승 디딤돌이 돼준 셈이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최고 성적은 조승민(삼성생명, 세계 113위)의 8강이지만, 내용면에선 눈에 띄는 성장이 감지됐다. 조승민은 32강에서 중국 에이스 리앙징쿤(세계 9위)을 4대3(11-7, 3-11, 11-9, 6-11, 5-11, 11-9, 11-9)으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한편 여자단식에선 '맏언니' 서효원의 활약이 빛났다. 예선 3라운드에서 신유빈, 리호칭(홍콩)를 잇달아 꺾고 올라온 프랑스 귀화 중국 에이스 지아난 위안을 물리쳤다. 32강에서 세계 1위 첸멍과 3번의 듀스,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세트스코어 3-1로 앞서다 3대4(14-12, 5-11, 12-10, 11-7, 7-11, 13-15, 4-11)로 역전패했다. 이번 대회 '압도적 우승자' 첸멍과 풀세트 접전을 펼친 것 역시 서효원이 유일했다.
이번 대회 김택수호는 세계랭킹 1~4위, 중국 톱랭커들을 상대로 패기만만한 플레이로 맞섰다. 랭킹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100위권 밖 조승민, 조대성 등 '될성부른 에이스'들이 겁없이 도전했다. 남자대표팀의 약진은 이미 1월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예고됐다. 정영식, 장우진, 이상수 등 3명을 랭킹순으로 자동선발한 후 남은 2자리를 뽑는 '피말리는 리그전'에서 안재현, 박강현(이상 삼성생명), 임종훈(KGC인삼공사), 황민하(미래에셋 대우) 등 무려 4명의 선수가 '9승2패' 동률을 기록했었다. 공정한 내부 경쟁은 팀을 강하게 만든다. 녹색 테이블 앞에선 경쟁자이지만 테이블 밖에서 둘도 없는 동료이자 절친이다. 서로의 노하우와 작전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나누는 원팀이다. 성실한 베테랑 이상수, 정영식이 고참으로서 분위기를 이끌고 에이스 장우진이 허리를 받치는 가운데 임종훈, 조승민, 박강현, 안재현, 황민하, 조대성 등 후배들은 언제든 기꺼이 사고를 칠 준비가 돼 있다. 남자 탁구는 경쟁과 공존 속에 최강의 팀워크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9회 연속 동반 올림픽 티켓 획득에 성공한 남녀대표팀은 4일 귀국해 3월 카타르오픈과 부산세계선수권(3월 22~29일) 훈련에 돌입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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