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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여기서 더 나빠지진 않겠지. 승부를 한번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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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고-용인대를 거친 이 감독은 고교시절 전국체전과 전국사이클선수권에서 2~3위권에 입상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았다. 대학교 졸업 이후에는 경륜 선수(6기)로 변신해 직업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던 그가 '장애인사이클'과 인연이 닿은 건 2013년. 이 감독은 "당시 경륜 선수로 활동하던 중에 재능 기부 형식으로 장애인 사이클 대표팀 훈련을 돕게 됐죠. 시각 장애인 선수를 리드하는 파일럿으로 나갔는데,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어요.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데, 방법을 잘 모르고 있었죠. 선수 출신이 아닌 분들이 대표팀을 맡아 귀동냥으로 선수들을 가르치는 형편이었으니까요"라며 장애인사이클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때는 전임이지만, 재능기부 형식이었어요. 경륜 선수를 하면서 지도자도 병행하느라 많이 힘들었죠. 비장애인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보니 오해도 많이 받고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승부욕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여기서 더 안 좋아지겠나. 승부를 걸어보자'하는 마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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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 전임 코치로 나선 이 감독은 그 해 11월, 대한장애인체육회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장애인체육회장상 지도자상을 받는다. 그간의 노력과 헌신이 조금이나마 보상받게 된 계기였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월급도 안나오니까 아내와 부부싸움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마다 '좋은 날이 올거야. 믿어줘'라고 말하며 속으로는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다짐했죠"라며 어려웠던 시기를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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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전주에서 장애인 대표팀(선수 9명)과 도로 훈련 중인 이 감독은 "다행히 우리 대표팀의 경쟁력이 많이 올라와서 최소 3장(남1, 여2)에서 4장(남2, 여2)의 패럴림픽 출전 쿼터를 확보할 것 같습니다.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 패러게임 2연패를 달성한 이도연(핸드사이클)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금메달이 기대됩니다. 여기에 은메달 혹은 동메달을 추가하기 위해 지금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6년 전, 이 감독을 장애인 사이클로 이끈 '승부욕'이 이제야 빛나는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이 감독은 "예전에 비해서는 지원도 많아지고, 관심도 늘어났지만 여전히 장애인 사이클은 비관심 중의 비관심 종목인 게 사실이죠. 실업팀도 생기고, 국제대회도 열리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존 사이클대회에 장애인 부분만 신설돼도 좋겠습니다. 패럴림픽 메달을 따면 관심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보는 거죠"라며 마음속 희망을 내보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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