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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올림픽 사상 첫 '노 골드'의 초라한 결과 앞에서 '태권도 종주국'의 명예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나마 종목 마지막 날, 이다빈(서울시청)과 인교돈(한국가스공사)이 투혼을 보여준 덕분에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었다. 태권도를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여겼던 국민들은 뜻밖의 성적에 아연실색하는 동시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나'를 궁금해 한다. 한국 태권도는 왜 경쟁력을 잃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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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결과는 초라했다. 이대훈은 16강 첫 판 패배라는 충격적인 결과에 이어 힘겹게 오른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지며 '노 골드' 아닌 '노 메달'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마쳤다. 심재영과 아름은 각각 8강과 16강 탈락. 그나마 이다빈이 은메달, 인교돈과 장 준이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태권도는 '은 1, 동2'의 성적으로 도쿄올림픽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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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노 골드' 충격으로 현재 국내 태권도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선수들을 응원하던 국민들의 실망감도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특히 전자 호구장비에 의존해 포인트 획득 위주로 치러지는 경기 스타일 자체에 대한 실망감도 크다.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게 과연 우리가 아는 태권도인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국내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해외에서는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태권도에 대한 긍정론이 커지고 있다. 그간 세계태권도연맹(WT)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 해 온 '태권도 세계화' 및 '올림픽 스포츠화'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정착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유력매체인 뉴욕 타임즈는 지난 26일, '태권도가 선수단 규모가 적은 나라들의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61개국 및 난민 대표팀 선수 3명이 태권도 종목에 출전한다. 5회째의 짧은 역사를 지닌 종목이지만,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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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세계태권도연맹에는 210개국 및 난민 대표가 회원국으로 등록돼 있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이나 IOC 회원국(205개국)보다도 많다. '태권도 세계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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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이러한 성공적인 세계화는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가 있다.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태권도의 근본'에 관한 논쟁이다.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태권도가 어느 순간부터 단순한 '포인트 획득 경쟁'에만 매몰되다 보니 종목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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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발바닥 센서 제거'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이전에 예비 기술 정도로 사용되던 커트(앞발 밀기)가 오히려 점수를 쉽게 따내기 위한 주요 기술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인 출신 전문가들은 발바닥 센서를 제거하면 앞발 밀기 위주의 단조로운 경기가 사라지고 이전처럼 화려하고 공격적인 발기술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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