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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사위' 김재열, 비유럽인 최초 ISU 회장…IOC 위원도 가능

최종수정 2022-06-13 06:00

사진제공=ISU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지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54)이 비유럽인으로는 최초로 지구촌 빙상 수장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에 선출됐다. 김 회장은 10일 태국 푸껫의 힐튼 아카디아리조트에서 열린 2022년 ISU 총회에서 유효표 119표 가운데 77표(64.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4표를 받은 퍼트리샤 피터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장을 따돌리고 제12대 ISU 회장에 선임됐다.

ISU는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을 관장하는 국제 스포츠 단체다. 김 회장은 네덜란드 출신의 얀 디케마 회장 후임으로 2026년까지 4년간 ISU를 이끈다.

김 회장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이다. 동계스포츠에 잔뼈가 굵다. 2011년 대한빙상경기영맹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었던 이건희 회장을 보좌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일조했다. 또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선수단장,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IOC 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ISU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회장은 "스포츠는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경제, 문화,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사례를 모델 삼아 동계스포츠에서 소외된 세계 여러 나라에 희망과 격려, 성공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ISU 회장은 이사회를 감독하고 주요 의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얼음판의 대통령'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Growth(성장·수익 창출과 시장 확대) Opportunity(기회·빙상 약소국 및 저개발 국가 지원 통한 기회 확대) Innovation(혁신· IT 활용 및 일하는 방식의 변화 추진) Safeguarding(안전·선수 보호 프로그램 강화) Unity(연대·IOC 및 타 스포츠 단체들과의 협력 통한 시너지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략이 주효했다. 빙상 약소국 및 저개발 국가 지원 등의 공약이 '유럽 카르텔'을 허물었다. 1892년 창설된 ISU에서 유럽 이외의 국가에서 회장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ISU 주최 경기 개최지 선정, 회원국 승인 등 다양한 현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 이후 힘이 떨어진 한국 스포츠 외교도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김 회장이 ISU 회장에 당선되면서 또 한 명의 IOC 위원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IOC는 가맹 국제연맹 회장 가운데 15명을 IOC 위원으로 선출한다.

삼성이 IOC의 파트너인데다, 빙상은 설상과 함께 동계 종목의 두 축이다. 빠르면 내년 IOC 위원 후보로 추천될 수도 있다는 것이 체육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한국의 IOC 위원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선수위원), 둘 뿐이다. 김 회장의 당선은 한국 스포츠의 쾌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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