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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리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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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후 수서중 특수교사는 7월초 서울시교육청이 발송한 서울림운동회 신청 공문을 받자마자 '동기' 문찬근 체육교사를 찾아갔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하는 스포츠, '임용 동기' 청년 교사의 눈빛이 통했다. 문 교사는 대학 시절 농구동아리에서 활동했고, 방과후 농구교실을 지도해온 '농구통'. 골밑슛 릴레이와 줄넘기 종목을 주저없이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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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쌤' 문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을 통해 하나의 목표의식을 공유하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수쌤' 고 교사는 "장애학생들에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리 아이들에겐 대회에 나가 한 골 넣는 것만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고 교사는 "학부모들도 형식적 통합이 아닌 같이 어울리는 기회를 바란다. 현장 체험학습에 비장애인 학생들과 한 조로 다녀온 날엔 아이들이 종일 친구 이야기를 한다. 그런 기회를 인위적으로라도 자꾸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장애학생들도 '내 생각과 다르구나' 깨닫는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두 청년 교사는 단지 대회 출전에 만족하지 않을 기세다. "틈날 때마다 손발을 맞춰볼 생각이다. 어쨌든 대회는 대회다. 참가뿐 아니라 수상에도 욕심을 낼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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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으로서 남다른 장애감수성을 이야기하자 남 교장은 "나보다 우리 젊은 선생님들의 열정이 대단하시다"고 손사래쳤다. 그러나 학교체육, 특수교육에서 학교장의 철학과 지지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체육관 강단 한켠에 자리잡은 휠체어리프트, 남 교장은 "작년까지 휠체어 장애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장벽 없는 체육관을 위한 학교장의 의지는 분명했다.
남 교장은 "결국 최종 목표는 장애인을 손잡고 일으켜세워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같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배리어 프리'한 사회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은 다 똑같다. 지금은 장애가 없지만 살면서 누구나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면서 "서울림운동회는 정말 좋은 시도다. 일단 같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일을 시작한 건 대단히 큰 일을 하는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스포츠를 통해 장벽을 허무는 서울림운동회는 서로가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메워주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국영수 과목은 아무래도 함께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스포츠는 함께 달리고 함께 땀흘리면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다. 통합교육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남 교장은 서울림운동회, 통합스포츠클럽에 대해 "장애, 비장애를 떠나 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는 좋은 교육"이라면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통합교육은 어울려서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룰 통해 배운다. 서로 동등하게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건 통합교육이 아니다"라는 소신을 거듭 밝혔다.
젊은 열혈교사들의 운동회 수상 욕심에 남 교장은 기본과 원칙을 이야기했다. "함께 하는 기회 자체가 귀하고 소중하다. 함께 나가 1등을 하는 것도 좋지만 하다보면 상을 못탈 수도 있다. 우리가 하나의 과정에 다함께 참여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먼저다. 상은 다음이다. 상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수서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