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단한 투자와 연구, 지원의 삼박자가 이뤄져야 결실을 맺는 게 현대의 스포츠다. 다른 한편으로 광고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들이 연출하는 드라마에 기업들은 계산기를 두드린다. 기업 로고를 한 번이라도 더 눈에 띄게 하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시쳇말로 '메달이 돈'이다. 국내를 먼저 보자. 각 단체에서 내건 포상금이 엄청나다. 홍명보호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31억원의 '잭팟'이 터진다. 대한축구협회는 1차 목표인 8강에만 진출해도 선수단에 6억5000만원을 쏘기로 했다. 한해 예산 1000억원을 주무르는 '공룡단체' 협회의 힘이다. 배드민턴 협회는 4억원, 하키협회와 체조협회도 각각 2억5000만원, 1억원을 내놓았다. 이밖에 역도, 유도, 레슬링 등 다른 종목들도 포상금 지급을 논의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메달 색깔에 따라 동메달 1800만원부터 금메달 6000만원까지 포상금을 약속했다.
올림픽 메달은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단체의 역량과 국가의 힘을 상징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포상금을 내건 명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스포츠 대국' 미국의 금메달 포상금이 2만5000달러(약 28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매 대회마다 금메달을 눈에 밟힐 정도로 많이 따다보니 희소가치가 크지 않아 보인다. '타도 미국'을 부르짖는 중국은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43%가 인상된 50만위안(약 8940만원)의 포상금을 책정해 대회 2회 연속 종합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올림픽, 회장님 곳간도 연다
돈은 '곳간'에서 나온다. 그런 면에서 올림픽은 재력가들의 잔치이기도 하다.
재계 총수들의 포상금 지급은 대개 스포츠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에 기인한다. 수시로 선수단 훈련장을 방문하고 격려금을 지급하면서 선전을 당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효과는 고스란히 돌아온다. 기업 문화를 알리고 친화적 이미지 조성과 더불어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번에도 '회장님'들의 움직임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대한핸드볼협회는 남녀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할 시 각각 5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협회 규정상 올림픽 금메달 포상금은 남녀 각각 4억1000만원 이다. 여기에 격려금 등을 보태 5억원을 맞췄다. 핸드볼협회는 2008년부터 최태원 SK 회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다. 양궁협회장이기도 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돈 보따리를 푼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와 비슷한 6억5000만원 선의 포상금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탁구협회의 수장이기도 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성적에 따라 포상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포상금 지급 뿐만 아니라 대회 기간 중 직접 런던으로 날아가 응원전도 펼칠 예정이다.
해외 갑부들이 빠질 수 없다. 아르메니아가 8억원에 달하는 포상금을 내걸 수 있었던 것도 '회장님의 온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올림픽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한 사업가 가직 짜루키얀이 사재를 털었다. 지금까지 아르메니아의 금메달리스트는 단 한명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아르멘 나자리안이 따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사업가가 금괴를 내걸었다. 광산재벌인 앤드류 캄이 배드민턴 대표팀에게 60만달러(약 6억8700만원)짜리 '골드바'를 약속했다. 말레이시아는 배드민턴 강국이면서도 올림픽금메달은 한개도 없다.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에 그쳤다. 금괴가 그 한을 풀어줄 지 흥미롭다.
개최국 영국은 '최소비용 최대효과' 초점
개최국 영국의 접근방식은 좀 다르다.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부르짖고 있다. 금메달을 따더라도 포상금 지급 계획은 없다. 영국올림픽위원회(BOA)의 대변인은 "금전적인 보상이 선수들을 시상대 위로 이끌지 않는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메달을 좌우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회 운영도 '자린고비'식이다. 런던올림픽 총 예산은 93억 파운드(약 16조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보다 적고, 전 대회인 베이징올림픽과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금액이다. 일부 경기장은 폐막 후 해체해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브라질에 자재를 판매할 계획까지 세웠다. 당초 영국 정부는 5조원 대에서 올림픽을 치를 생각이었으나, 테러 위협을 막기 위한 치안 강화와 개·폐회식 준비 탓에 지갑을 더 열기로 했다. 이를 두고도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올림픽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림픽을 마친 뒤 과도한 씀씀이로 적자에 허덕인 다른 국가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서려 있다.
BOA는 런던올림픽을 흑자로 치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예측한 올림픽 순이익 예상이 130억파운드(약 23조원)에 육박한다. 영국 로이즈뱅킹 그룹은 런던올림픽 개최로 영국이 2017년까지 165억파운드(약 29조원)의 경제효과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골드만삭스는 영국 경제성장률이 0.4% 상승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