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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모드 전환이 필요하다. 나쁜 기억은 빨리 털어낼수록 좋다.
문제는 이후다. '400m 실격의 트라우마'를 떨쳐내는 일이다. 29일 저녁 6시20분 곧바로 자유형 200m 예선, 30일 새벽 3시43분 자유형 200m 결승이 줄줄이 이어진다. 좋지 않은 기억을 털어내야 한다. 아버지 박인호씨는 "아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냥 기다리고만 있다"며 안타까운 부정을 드러냈다. "당장 내일이 경기인데, 마음의 상처를 잘 추스러야 할 텐데…"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믹스트존에서 만난 아들 박태환은 아버지의 우려보다 강인했다. 예기치 못한 실격 판정에 어리둥절했지만 놀랄 만큼 침착했다. "정상적인 레이스를 했다. 레이스는 괜찮았다. 일단 (실격) 이유부터 빨리 알아봐고 말씀드리겠다"며 자리를 떴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정작 본인만은 담담하게 냉정을 유지했다.
박태환은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그의 수영인생이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좋은 선수인 이유는 시련을 이겨내고 또다시 도전하고 승리하는 '불굴의 스포츠맨십'을 갖췄기 때문이다.시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단련했다. 위기 때면 더욱 강해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 전종목에서 예선탈락하며 나락을 걸었다. 모두가 등을 돌렸을 때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1년 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신기록 2개와 함께 3관왕에 오르며 부활했다.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 때도 위기관리 능력은 빛을 발했다.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조 7위로 1번 레인을 배정받았을 때 대부분 금메달은 쉽지 않겠다 생각했다. 쑨양의 홈그라운드인데다 기록 역시 쑨양이 앞섰다. 저항이 심한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최악의 조건에 굴하지 않고 불꽃같은 스퍼트를 선보였다. 1위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1번 레인의 기적'을 썼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