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에 동메달' 女아이스하키 쾌거의 원동력은

최종수정 2014-04-13 10:20

홀든 인스트럭터와 퍽과 매직더스트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아시아고(이탈리아)=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첫 출전이었다. 다들 강등만 면하면 다행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1승 제물로 여겼다. 일주일이 지났다. 손에는 '강등'이라고 적힌 성적표 대신 자랑스러운 동메달이 들려있었다. 첫 출전에 동메달.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쾌거를 이루어냈다.

딘 홀든 인스트럭터가 이끄는 한국은 12일 밤(한국시각) 이탈리아 아시아고에서 끝난 호주와의 2014년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 마지막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6분 53초에 첫 골을 내주었다. 3피리어드 들어 한국은 반격에 나섰다. 호주는 체력이 떨어졌다. 한국은 스피드를 앞세워 호주를 공략했다. 3피리어드 6분58초 안근영이 단독찬스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기세를 탄 한국은 3피리어드 종료 5분14초를 남기고 한수진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3승(2승부치기승 포함)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 7점을 기록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뉴질랜드가 폴란드를 잡아주었다. 한국과 폴란드는 승점 7점으로 동률을 이루었지만 승자승 우선원칙에 힘입어 한국이 동메달을 따냈다.

동메달 획득의 가장 큰 원동력은 홀든 인스트럭터의 지도력이다. 홀든 인스트럭터는 2월 단기 계약으로 한국을 맡았다. 세계 최강 캐나다 남자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를 역임한 홀든 인스트럭터는 WHL(프로 전단계 주니어리그 가운데 최고 레벨)과 캐나다 대학 1부리그 등에서 지도자로 경험을 쌓았다. 체계적인 훈련 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임기응변에도 능했다. 0-1로 지고 있던 호주전 3피리어드를 앞두고는 일반 꽃가루에 '매직더스트(마법가루)'라는 이름을 붙인 뒤 선수들 머리 위에 뿌려주었다. 그러면서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뛰다 와라"라고 주문했다. 마음의 부담을 던 선수들은 3피리어드에서만 2골을 뽑아내며 승리를 챙겼다. 홀든 인스트럭터 외에도 오랫동안 대표팀을 맡아온 김영오 감독과 김노수 코치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홀든 인스트럭터와 한마음이 되어 선수들을 다독이고 힘을 북돋우워주었다.

선수들의 신구조화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참 이규선(30)을 비롯해 주장 한수진(27)이 팀을 잘 이끌었다. 수비수인 이규선은 이번대회에서 1골을 기록하며 팀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주포인 박종아(18)와 최지연(16)이 일선에서 열심히 뛰면서 조화로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박종아는 2골, 최지연은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여기에 유학파인 골리 신소정은 만점 활약은 큰 힘이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독일 뮌헨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선수단은 뮌헨에서 강호 독일 대표팀과 친선전을 갖는 등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여자대표팀에 파견된 천진영 장비담당관은 선수들의 장비를 항상 최상으로 유지하며 팀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하루 빨리 디비전1으로 올라가야 한다. 최종 목표는 톱리그다. 넘어야할 산이 많다. 아직 여자아이스하키는 실업팀은 물론이고 중ㆍ고ㆍ대학 팀도 없다. 대회 중 만난 이규선과 한수지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단 여자아이스하키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팀을 더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고(이탈리아)=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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