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역사(力士) 사재혁(29)이 부상을 딛고 다시 한 번 기적에 도전한다. 안방에서 열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사재혁이 마지막 소원을 이뤄낼 수 있는 무대다.
그의 역도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부상과 재활, 재기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사재혁의 이름 앞에는 항상 '오뚝이 역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사재혁은 학창시절 어깨, 무릎, 손목 등을 다쳐 네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도 그는 2007년 왕중왕 대회에서 합계 362㎏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남자 역도의 희망으로 떠 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그는 자신의 능력을 폭발시켰다. 남자 역도 77㎏급에서 인상 163㎏·용상 203㎏·합계 36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깜짝 스타' 등극은 물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전병관 이후 16년 만에 한국 남자 역도에 금메달을 선사한 '영웅'이 됐다.
그러나 그는 부상 악령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어깨 부상으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다. 치명적인 어깨 부상을 딛고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또 다른 시련이었다. 남자 77㎏급에 출전한 그는 올림픽 2연패를 위해 바벨을 들었지만 인상 2차시기에서 162㎏을 들다 오른팔을 다쳐 바닥에 쓰러졌다. 좌우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은 투지가 빛났지만 그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선수 생명을 중단해야 했을 만큼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정신'을 발휘했던 그도 지쳤다. 낙심한 끝에 운동을 그만두겠다며 오랜 시간 동안 방황했다.
2013년, 그는 다시 바벨을 잡았다. "역도 인생에서 마지막을 후회없이 치르고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그해 10월 전국체전에서 3관왕에 오른 사재혁은 올해 체급을 85㎏으로 올렸다. 체중 감량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승부수를 걸겠다는 의지였다. 한 체급을 올렸어도 그는 국내 1인자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 6월 열린 역도선수권대회 일반부 85㎏급에서 인상 166㎏·용상 202㎏·합계 368㎏으로 3관왕에 올랐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인천아시안게임은 2년만에 다시 도전하는 메이저무대다. 380~385㎏은 들어야 금메달이 유력하다. 현재 기록으로는 시상대 꼭대기에 서기 어렵다. 그러나 8개월만에 합계 기록을 28㎏ 늘린 상승세를 감안하면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기적에 도전해볼만 하다. 치명적인 부상과 오랜 방황의 시간마저 노력으로 극복해낸 사재혁의 의지가 최고의 무기다.
사재혁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몸무게에 4.5배에 이르는 무게와 싸워야 한다. 그가 들어올려야 하는 건 바벨의 무게만이 아니다. 부상과 재활로 보낸 인고의 시간이 더해진 역도 인생의 무게와 싸워야 한다. "후회는 없다." 사재혁의 강렬한 외침은 기적에 도전하는 그의 의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