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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은 어디까지 지속 가능할까.
F1에 참가하고 있는 팀들은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올 시즌 F1에 나서는 팀은 11개이고, 실제 경주에 나서는 드라이버는 팀당 2명씩 22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팀별로 부익부 빈익빈은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페라리, 레드불 등 자동차 메이커 혹은 세계적인 기업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팀들은 한 해에 3500억~4000억원의 돈을 쏟아붓고 있다. 팀 운영 인력도 700~800명에 이를 정도다. 반면 캐터햄, 마루시아 등 재정이 어려운 팀들은 1000억원 이하의 예산에다 200여명의 인력으로 한 시즌을 버텨내야 한다.
전 FIA(국제자동차연맹) 회장 맥스 모슬리는 최근 F1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했다. 이달 초 미국 오스틴에서 열린 F1 미국 그랑프리에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터햄과 마루시아 등 2개팀이 참가를 못했기 때문이다. 모슬리는 "돈이 좌우하는 스포츠는 더 이상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모슬리는 현직에 있을 때 팀들의 지출을 제한하는 예산 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페라리를 위시한 빅팀들이 이를 반대해 무산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10~12개팀이 유지됐는데, HRT(히스패닉 레이싱)팀이 지난 2012년을 끝으로 파산하면서 F1은 11개팀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마루시아가 지난 7일 채무 상환 데드라인을 넘기며 결국 파산했다.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고, 마노라는 새로운 법인으로 내년 시즌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캐터햄은 미국과 브라질 그랑프리를 건너뛴 후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열리는 시즌 최종전인 아부다비 그랑프리에 참가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최소 목표액이 235만파운드(약 40억6700만원)인데, 모금 마감 일주일도 남지 않은 8일 현재 21%인 51만파운드 모집에 그치고 있다. 팬들이 스폰서를 한다는 것인데, 말 그대로 눈물겨운 노력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2개팀뿐 아니라 자우버, 포스 인디아, 로터스 등 다른 소규모팀들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를 수수방관했던 빅팀들이나 F1 주최측은 배당금을 더 지원하거나 비용을 깎아주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현재처럼 고비용의 구조에선 소규모팀들은 '영원한 패자'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경기부진으로 가뜩이나 본고장인 유럽에서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F1은 안팎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