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가 정치에 휘둘리는 순간 생명력을 잃어 버린다.
성남시장인 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먼저 물을 흐렸다. 그는 클래식 최종전을 앞두고 2부 리그에 강등될 경우 FA컵으로 얻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심판 판정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올해 감독을 3명 교체한 과거를 망각했다. 왜 성적이 바닥인지, 그 답을 외부에서 찾았다. 다행히 성남은 생존했다. '전국구 스타'가 된 그의 정치적인 행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성남FC는 없고 '이재명'만 있을 뿐이다. 9일 성남FC의 보도자료 제목도 '성남 이재명 구단주 ACL 위해 예산 증액, 선수 보강한다'였다. 왜 그의 이름이 나와야 하는 지는 의문이다.
경남FC는 아팠지만 올 시즌 대미를 장식한 강등 전쟁은 스토리가 있었다. 시민구단 대전이 2부 리그인 챌린지로 강등된 지 1년 만에 클래식(1부 리그)으로 승격했다. 시민구단 광주는 3년 만에 빛을 봤다. 내년 시즌 클래식에 재등장한다. 희비가 극명했지만 프로축구의 숙명이다. 선순환 구조다. "승격과 강등은 축구인의 삶의 일부다." 9일 K-리그 감독들과 만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대전과 광주는 2부에서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통해 이전보다는 더 건강한 구단이 됐다.
2부 리그는 춥고, 배고프다. 강등돼 웃을 팀은 없다. 그러나 자금동원능력에 한계가 있는 시도민구단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경남FC가 내년 시즌 모색해야 할 그림이다.
근본적인 해결책도 필요하다. 축구가 정치적인 격랑을 겪고 있는 데는 축구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시도민구단의 불안한 구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프로축구의 질적 저하로 대다수의 기업구단도 위축돼 있다. 모 기업에서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축구가 더 건강해져야 외부의 목소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동이다. 투명한 구단 운영도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축구를 보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있다. 리그의 관중도 부족하다. 스코어가 중요한게 아니라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축구가 한국에서 펼쳐졌으면 좋겠다." 슈틸리케 감독의 냉정한 평가다. 현업에 있는 축구인들이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