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꼴찌' 신협상무, 16년 만의 핸드볼 왕좌 도전

기사입력 2015-06-02 07:01



"지난해 먹지 못했던 승리의 기쁨을 올해 다 가져가겠다."

남자 핸드볼 신협상무를 이끄는 조영신 감독의 2015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 출사표였다. 2014년 1무11패 '무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성적을 돌아보면 '도를 넘은 허세'처럼 보일 만했다. 그러나 조 감독의 얼굴엔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새로 유니폼을 입는 나승도 이은호 김동철 강전구 정진호 등 '신병'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각 팀 감독들도 그동안 '승점자판기'로 불렸던 신협상무를 '다크호스'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상무는 정규리그 3위로 2009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뒤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이하 PO)행에 성공하는 감격을 맛봤다. PO 상대는 '디펜딩챔피언' 코로사였다. 올 초 선수 이탈 파동을 겪으며 전력이 약화됐으나 정수영 박중규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앞세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는 저력을 뽐냈다. 신협상무의 진군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신협상무가 기어이 일을 냈다. 코로사를 꺾고 핸드볼코리아리그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신협상무는 1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코로사와의 PO 2차전에서 24대25로 패했다. 하지만 31일 PO 1차전에서 코로사를 29대23으로 완파한 신협상무는 1, 2차전 합계 골득실에서 앞서 챔피언결정전행을 확정 지었다. 조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코치 시절이던 1999년 핸드볼큰잔치 우승 뒤 감독이 됐지만 매일 패하고 꼴찌에만 머물렀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신협상무의 돌풍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진 미지수다. 최강 두산의 벽이 그만큼 높다. 현재 남자 대표팀 사령탑인 윤경신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준국가대표급이다. 신협상무의 열세를 점치는 이들이 대다수다. 조 감독은 후회없는 도전을 다짐했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과 마찬가지로 부담없이 경기를 치르겠다. 수사불패의 상무 정신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 두산과 신협상무 간 챔피언결정전은 4일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편, 앞선 여자부 PO 2차전에서는 서울시청이 삼척시청을 22대21로 꺾었다. 1차전에서 24대21로 이겼던 서울시청은 2연승으로 2년 연속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정규리그 우승팀 인천시청과 한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