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핸드볼 신협상무를 이끄는 조영신 감독의 2015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 출사표였다. 2014년 1무11패 '무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성적을 돌아보면 '도를 넘은 허세'처럼 보일 만했다. 그러나 조 감독의 얼굴엔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새로 유니폼을 입는 나승도 이은호 김동철 강전구 정진호 등 '신병'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각 팀 감독들도 그동안 '승점자판기'로 불렸던 신협상무를 '다크호스'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상무는 정규리그 3위로 2009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뒤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이하 PO)행에 성공하는 감격을 맛봤다. PO 상대는 '디펜딩챔피언' 코로사였다. 올 초 선수 이탈 파동을 겪으며 전력이 약화됐으나 정수영 박중규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앞세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는 저력을 뽐냈다. 신협상무의 진군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신협상무가 기어이 일을 냈다. 코로사를 꺾고 핸드볼코리아리그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신협상무는 1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코로사와의 PO 2차전에서 24대25로 패했다. 하지만 31일 PO 1차전에서 코로사를 29대23으로 완파한 신협상무는 1, 2차전 합계 골득실에서 앞서 챔피언결정전행을 확정 지었다. 조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코치 시절이던 1999년 핸드볼큰잔치 우승 뒤 감독이 됐지만 매일 패하고 꼴찌에만 머물렀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신협상무의 돌풍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진 미지수다. 최강 두산의 벽이 그만큼 높다. 현재 남자 대표팀 사령탑인 윤경신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준국가대표급이다. 신협상무의 열세를 점치는 이들이 대다수다. 조 감독은 후회없는 도전을 다짐했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과 마찬가지로 부담없이 경기를 치르겠다. 수사불패의 상무 정신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 두산과 신협상무 간 챔피언결정전은 4일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편, 앞선 여자부 PO 2차전에서는 서울시청이 삼척시청을 22대21로 꺾었다. 1차전에서 24대21로 이겼던 서울시청은 2연승으로 2년 연속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정규리그 우승팀 인천시청과 한판승부를 펼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