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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계를 혁신하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빙상계의 수 많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토론회에선 ▶특정인에게 집중된 권한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미흡 ▶무능한 행정 ▶지도자 및 선수 관리 부실 ▶불공정한 경기 관행 등 5가지 문제점이 토론 주제로 발제됐다. 발제자는 정영린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였다.
토론자들은 ▶조직운영(행정) 시스템 전면 개편 ▶불공정한 경기관행 청산 ▶시대에 맞는 스포츠 가치 지향에 대한 근본적, 현실적 실천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권력 구도의 문제점과 선수 선발 및 행정의 불공정성이었다.
권금중 성남시빙상연맹 부회장은 "안현수(빅토르 안)가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간 게 전명규 부회장과 관련이 없다는 말도 나오는 데 배경을 보면 전 부회장 때문에 떠난 게 맞다"며 "안현수의 부상, 수술, 회복, 군사훈련 등 시점에 맞춰 한 해 두 차례 하던 대표 선발전도 한 번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3월 초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쇼트트랙선수권 엔트리를 기존 공고했던 4명에서 5명으로 늘려 출전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부터 실격처리 된 일에 대해서도 "공고 자체를 4명 했지않나. 그런데 왜 5명을 보내나. 그게 문제다. 공고가 뭔가. 4명 공고하고 시합도 했다. 그런데 왜 1명이 더 들어가는 것이냐. 그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한 사람(전명규 부회장)에게 일방적으로 책임 묻는 건 옳지 않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의중 빙상연맹 경기이사는 "올림픽으로 발생된 여러 이슈로 국민들에게 걱정 끼쳐 송구스럽다"고 운을 뗀 뒤 "안현수 문제 당시 빙상연맹이 감사 받았다. 선발전 늦추라는 문체부 지시가 있어 부득이하게 늦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승규 대한체육회 정책과장은 "이번 올림픽은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남북 체육 교류가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북미 간 정상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평화 올림픽에선 성공"이라고 한 뒤 "문체부, 정부 차원에서도 스포츠계 불공정, 비리 근절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 빙상에 대해 3월 중 문체부 특정감사 지시가 내려왔다. 그러나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제3의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며 "스포츠 윤리 센터, 위원회 등을 설립해서 문체부가 아닌 제3의 독립기구에서 체육 분야 비리 단속, 징계 처분 요구, 분쟁 조정, 교육 및 홍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빙상계에 대한 문체부 특정감사는 3월 26일쯤 진행될 예정이다.
토론회를 참관하던 선수 가족들에게도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평창올림픽 팀추월 예비선수였던 주형준의 모친과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하흥선 모친, 그리고 빅토르 안(안현수)의 부친도 선수 선발 및 출전 과정 속 불공정 사례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토론 후 안민석 위원은 "빙상계에서 불공정이 제도화, 보편화된 게 사실인지, 선수 구타 보편화, 차별 보편화가 사실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빙상계 불공정 실태 전수 조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것 받아들일 것 겸허히 받아들인다. 고칠 것 새롭게 고쳐 나갈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잘 마치고도 이러한 부분이 생겨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국회의사당=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