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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35·국민체육진흥공단) 구본길(29·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4·상무) 오상욱(22·대전대). 사총사가 검을 맞대니 세상 적수가 없었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가 다시금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은 AG 2연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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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탄탄대로 였다. 구본길-김준호가 착실히 5점씩 선취하며 15-11을 만들었다. 다음으로는 구본길-오상욱-김준호의 순서. 팀의 맏형이자 지난 7월 우시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정환은 여유있게 대기하며 후배들의 선전을 지켜봤다. 그래도 충분했다. 한국은 30-26으로 처음 잡은 리드를 잃지 않았다.
후반으로 접어든 상황. 승리를 위한 확실한 방점이 필요했다. 여기서 이번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구본길이 나왔다. 후배 오상욱을 사브르 개인 결승에서 물리친 뒤 후배 생각에 울먹였던 그다. 당시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 개인전 때보다 더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던 그다. 오상욱에게 "단체전에서 금메달 걸어줄게. 형만 믿어, 형만."이라고 했던 구본길은 자신이 한 말을 똑부러지게 지켰다. 무하메드 라바리코야키와의 대결을 5-1로 압도하며 팀 스코어를 35-27로 크게 벌려놨다. 이 정도면 약속을 지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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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피날레는 오상욱이 장식했다. 이는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단체전의 1번 주자이자 마지막 주자. 오상욱이 이제 확실한 남자 펜싱 사브르의 에이스라는 것을 선언하는 듯 했다. 어쩌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오상욱을 위한 '대관식'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오상욱은 들뜨지 않았다. 품위 있게, 그러나 강력하게 검을 휘둘러 피날레 점수를 냈다. 45대32, 압승이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