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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공부하는 선수'를 꿈꾸던 프로골퍼 오지현(24)이 결국 고려대 자퇴를 결정했다.
규정 개정 직후 2018년 이전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각대학 프로골프 학생선수들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졸업을 1~2년 앞둔 시점에서 '체육특기자' 신분이 '일반학생'으로 바뀌었다. 졸업을 위해 일반학생의 졸업 요건을 다시 채워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부와 운동은 병행해야 하고, 모든 학사관리는 공정해야 하고, 선수의 학습권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기존 법이 폐지되고 새 법이 제정될 경우엔, 통상 유예기간이나 '경과조치'라는 것이 존재한다. 구법과 신법의 과도기, 공연한 혼란과 희생양을 막기 위해 조치다. 그러나 최순실 정국, 여론의 뜨거운 질타 속에 '기입학한 체육특기자'에게 닥칠 미래는 일절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KUSF 관계자는 "교육부가 '체육 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 후 당시 한국대학골프연맹에서 기입학한 재학생들에 대해서는 특기자 혜택을 유지하게 해줄 것 등을 요청했고, KUSF는 이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으나 교육부 최종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성옥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학부장(개인종목부장)은 "2018년 개정된 규정을 경과조치 없이 기존 입학생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하다보니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게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의 꿈을 위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노력해온 학생선수들이 그동안 쌓아온 학점을 인정받지 못해 추가로 수업을 듣고, 내지 않아도 될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위기에 처한 체육특기자들의 졸업을 위해 고려대는 지난해부터 유연학기제를 도입했다. 시즌이 끝난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8주에 걸쳐 학기중 채우지 못한 학점을 최대 20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대학측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류 교수는 "교과과정을 준수하며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갑작스럽게 바뀐 규정 때문에 학점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공정하지 못하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나몰라라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현 규정에 따르면 프로선수들은 체육특기자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입학해야 한다. 프로선수, 국가대표 레벨의 선수가 일반학생과 똑같은 경쟁을 감내하면서, 최고의 경기력까지 유지하기는 힘들다. 학생선수들에 대한 보강수업, 맞춤형 커리큘럼 등에 대한 지원은 오롯이 각 대학의 몫으로 떠넘긴 채 '법대로'만 고집하는 정책은 야속하다. 정부는 '공부하는 선수'를 키운다며 학습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만들었지만, 정작 현실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 원하는' 뛰어난 선수들을 대학교육으로부터 밀어내기만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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