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은 5일 오후(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아시아선수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대만 톱랭커 베테랑 추앙치위안(40·세계 27위)을 1대3으로 패하며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장우진은 1게임 초반 코스공략에 말리며 1-5까지 밀렸지만 이내 분위기를 찾아왔다. 전매특허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5-5 타이를 만들었다. 이후 한발 빠른 플레이로 상대를 압도하며 9-5까지 앞서나갔다. 11-6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2게임은 박빙이었다. 장우진은 초반부터 포어드라이브가 잇달아 작렬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네트의 행운까지 따르며 7-4로 점수차를 벌렸다. 그러나 백전노장 추앙치위안이 장우진의 백사이드를 공략하며 7-7까지 쫓아왔다. 8-8에서 공격 범실로 8-9 역전을 허용했지만 단단한 리시브와 영리한 코스공략으로 다시 9-9 균형을 맞췄다. 10-10 듀스를 만든 후 뜨겁게 포효했다. 추앙치위안이 11-10으로 앞서며 게임포인트를 잡아내자 대만 벤치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승리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11-11, 12-12 숨막히는 승부끝에 12-14로 2게임을 내줬다. 불혹의 에이스, 추앙치위안의 노련미가 빛났다.
3게임 기세가 오른 추앙치위안이 강한 백드라이브 공격으로 7-3까지 앞서나갔다. 장우진의 장기 포어드라이브를 막아선 상대의 기세에 밀리며 7-11로 3게임을 내줬다. 4게임 장우진이 심기일전했다. 4-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잇단 범실로 4-3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과감한 공격으로 내리 4점을 따내며 8-3으로 앞서나갔다. 랠리 대결에서 패한 이후 9-9 타이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백플립이 벗어나며 상대에게 게임포인트를 내줬다. 9-11로 역전패하며 결승행이 아깝게 불발됐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 장우진은 도쿄올림픽 이후 첫 출전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도쿄 노메달 후 정신적 충격과 피로감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냈다는 점이 뜻깊다. 장우진은 2015년 이후 자신의 4번째 아시아선수권을 25년만의 남자단체전 금메달, 남자복식(장우진-임종훈) 은메달, 혼합복식(장우진-전지희) 은메달, 남자단식 동메달로 마무리했다.
장우진은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후 마음이 너무 처지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내려놓고 싶었다. 탁구가 손에 안잡혔다. 국내경기할 때도 힘들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회 하나 잘하는 것보다 3년후 파리올림픽을 최종 목표로 바라보고 갈 것이다. 그 이전 대회들을 모두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잘 견뎌내면서 파리에선 꼭 메달을 따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