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당구 교황이야!' 4년만에 우승 감격, 레펀스는 테이블 위로 뛰어올랐다

기사입력 2025-10-07 17:53


'내가 바로 당구 교황이야!' 4년만에 우승 감격, 레펀스는 테이블 위로…
에디 레펀스가 우승 직후 당구대 위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PBA

3시간 여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한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가 당구대 위로 뛰어올라 두 팔을 들어올렸다. 무려 3년 10개월 만의 우승을 만끽한 순간이다.

'당구 교황' 레펀스가 2025~2026시즌 PBA 5차투어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한가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레펀스는 6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조재호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대3(9-15, 5-15, 15-9, 15-10, 15-11, 8-15, 11-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레펀스는 지난 2021~2022시즌 3차전(휴온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 10개월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1억원을 더한 레펀스는 시즌 상금랭킹 1위(1억 1400만원)에 오른 데 이어 누적 상금 3억원을 돌파해 누적 상금 랭킹 5위(3억 9250만원)로 뛰어올랐다.


'내가 바로 당구 교황이야!' 4년만에 우승 감격, 레펀스는 테이블 위로…
에디 레펀스가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PBA
대회 한 경기 최고의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128강에서 신주현을 상대로 3.462를 기록한 이상대(휴온스)가 수상했다. 이상대는 역시 32강서 애버리지 3.462를 기록한 신남호와 두 번째 애버리지를 비교(이상대 64강 2.500, 신남호 128강 1.567)한 끝에 웰컴톱랭킹 수상자로 선정됐다.

결승전 초반은 조심스러운 탐색전 끝에 조재호가 15이닝 째 연속 5득점을 뽑아내며 15-9로 승리했다. 기세를 탄 조재호는 2세트도 초구 4득점에 이어 단 한번의 공타 없이 4이닝 동안 2-6-3점을 차례로 획득하며 15-4로 승리했다.


'내가 바로 당구 교황이야!' 4년만에 우승 감격, 레펀스는 테이블 위로…
조재호. 사진제공=PBA
조재호의 쇼타임은 3세트 9이닝까지 이어졌다. 레펀스는 좀처럼 샷의 정확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조재호가 3세트에도 9-0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대로 승부가 끝나는 듯 하던 순간, 레펀스가 급격히 감을 되찾았다. 레펀스는 0-9로 뒤지던 5이닝 째 뱅크샷 두 방을 포함, 하이런 10점을 내며 10-9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6이닝 째 연속 5점을 추가하며 15-9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여전히 조재호가 2-1로 앞서 있었다. 조재호는 평정심을 유지하면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레펀스의 기세에 눌렸다.


레펀스는 4세트에서도 9-7로 앞서던 11이닝 째 3득점한 데 이어 12-10으로 앞선 14이닝 째 또 3점을 추가하며 세트스코어 2-2를 만들었다. 기세를 몰아 5세트 역시 15-10으로 따냈다.


'내가 바로 당구 교황이야!' 4년만에 우승 감격, 레펀스는 테이블 위로…
에디 레펀스(왼쪽)가 시상식에서 우승을 수상하고 있다. 오른쪽은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 사진=PBA
연속 3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린 조재호는 6세트를 6이닝 만에 15-8로 따내며 승부를 최종 7세트로 몰아갔다.

이제는 체력보다는 집중력만 남은 싸움이었다. 조재호가 먼저 리드했다. 4-2로 앞선 4이닝 째 5쿠션 뱅크샷을 성공해 6-2를 만들었다. 하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이게 패착이었다. 레펀스는 곧바로 하이런 7점을 따내며 9-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조재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2이닝 연속 공타라는 치명적 실수를 했다.

레펀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이닝 1점, 6이닝 1점. 장타도 필요없었다. 주어진 배치에서 정확한 샷만 성공시키며 결국 11-6으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 직후 테이블 위에 오르는 세리머니를 펼친 레펀스는 우승 소감으로 "지난 시즌 팀리그 우승과 MVP 수상, 이번 개인투어 우승까지 내 인생 가장 최고의 순간이다. 스스로 후회가 남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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