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 ]밀라노·코르티나올림픽 스노보드 불굴의 은메달리스트 김상겸((37)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인천 학생들을 위한 멘토로 나섰다.
김상겸은 9일 인천 경인교대에서 인천시교육청-대한체육회가 주최한 '스포츠스타(전문가)와 함께하는 체육 진로 캠프'에서 인천 학생 52명을 만났다. 인천시 관내에서 선착순 모집된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김상겸의 등장에 환호했다.
37세의 나이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불굴의 레이스로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령 메달리스트의 역사를 쓴 김상겸은 '느릴지는 몰라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라는 타이틀로 오랜 여정을 후배들과 공유했다. 김상겸은 "강원도 봉평 시골소년이 수없이 넘어지면서 꿈을 이룬 과정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씨름, 육상, 배구 등을 섭렵하며 승부욕이 유난히 강했던 학창 시절, 고2때 스노보드 태극마크를 단 이후 20년의 치열한 분투를 소상히 소개했다. "실패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슬럼프라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그저 다 과정이었다. 2014년 소치 이후 4번의 올림픽, 끝까지 하면 결국 내가 다 이긴다는 마인드로 살았다"고 털어놨다. 마침내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뤘지만 그는 멈출 뜻이 없다. 새 시즌을 앞두고 평창에서 지상훈련을 시작했고, 15일 스위스 전지훈련을 떠난다. "아직 1등을 하지 못해서 월드컵,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상겸은 이날 학생 전원에게 올림픽 은메달을 만져볼 기회를 선사하며 '승리의 기운'을 전했다. 사비로 제작한 스노보드 사인 키링도 선물했다. 훈훈한 멘토링 특강을 사인회로 마감한 김상겸은 "특강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사실 '내향인'이라서 올림픽보다 더 떨렸다"며 웃었다. "그래도 내 경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기꺼이 나눌 생각이 있다. 내 스토리가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운동선배의 진솔한 이야기에 현장 호응도 뜨거웠다. 인천 작전고 박정빈군(16)은 "회복탄력성 등 멘탈 관리법이 인상적이었다. 부모님이 체대 진학을 반대하시는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꼭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유소년 축구선수 출신 지성수군(16)은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면 다 이길 수 있다는 말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소형석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장의 '스포츠인의 미래 진로', 정혜진 진로교육 전문강사의 체육분야 직업군 진로 강의에 이어 오후엔 '깎신' 서효원 탁구 코치, 농구 레전드 김주성 감독, 복싱스타 국승준 등 스포츠 스타와의 대화 및 종목별 실습이 이어졌다. 인천교육청 장학관, 장학사들이 직접 진로캠프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열정적인 모습, 인천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인천 인근 대청도에서 배를 타고 캠프에 참석한 대청고 1학년 김소윤, 노윤서양(16)은 "체육 관련 직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프로그램이 알차고 진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신승철 인천시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장은 "저도 고2 때 체육선생님의 진로에 대한 가르침 덕분에 체육교사, 장학사가 됐고 30년간 이렇게 교직에 있다. 그 가르침을 우리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학교체육진흥회 이사장이 되신 도성훈 인천 교육감님의 체육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시다. 인천시교육청은 1학생 1학교 1스포츠를 16개 시도 중 가장 먼저 시작해 다른 시도들이 벤치마킹하고 있고 최우수교육청으로 상도 받았다. 체육 교육과정, 학교스포츠클럽, 체육 인재들의 학교 운동부 모두 소홀함 없이 균형 있게 지원하는 것, 또 맘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소형석 대한체육회 부장은 "대한체육회는 작년부터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일반학생, 학생선수들의 진로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체육 진로에 관심 있는 일반학생 대상의 교육과 국가대표를 목표 삼은 학생선수들의 진천선수촌 견학 등 맞춤형 진로 교육을 하고 있다. 일반학생이든 학생선수든 인천시교육청이 이런 좋은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자리를 마련해준 데 대해 뜻깊게 생각한다.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교육청도 대한체육회와 협력해서 이런 진로 교육의 장을 넓혀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로캠프를 2년째 기획한 이준호 장학사는 "도성훈 교육감님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님이 학생선수 진로 교육, 1학교, 1학생, 1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신 후 작년부터 진로캠프를 시작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에게 꿈을 향한 동기 부여를 주는 일이다. 진로 캠프는 분절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탐색, 체험, 실습, 실행까지 종합적으로 해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운 경인교대 부총장은 "인천교육청의 스포츠 스타 멘토링은 교육청에서 쉽게 추진하기 힘든 사업이다. 진로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이자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인천 학생들이 오늘 만난 스포츠스타를 뛰어넘는 스포츠 인재가 되길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