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유남규 2세로 탁구하느라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너무 고맙고 수고했다."
'88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 레전드'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이 딸 유예린의 실업 첫 정상에 기쁨과 고마움을 전했다.
'유남규 2세' 유예린(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마침내 실업 여자단식 첫 정상에 올랐다. 2008년생 유예린은 10일 경남 합천군 합천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2026년 합천군 추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권아현(양산시청)을 게임스코어 3대1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해 전혜경 감독이 이끄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적 후 첫 단식 우승이다.
유예린의 이번 대회 뒷심은 무시무시했다. 황지나(안산시청), 이다솜(금천구청), 송마음(금천구청), 권아현(양산시청) 등 실업 선배들을 줄줄이 돌려세웠다. 특히 준결승에서 베테랑 에이스 송마음을 상대로 2게임을 먼저 내준 후 3게임을 내리 따내며 3대2(9-11, 6-11, 12-10, 11-6, 11-4) 역전승을 거뒀고, 결승서도 권아현에게 첫 게임을 내주고 2게임 5-10까지 끌려가다 듀스 혈투 15-13으로 이겨낸 후 내리 2게임을 따냈다. 만 17세 10개월의 주니어 선수인 유예린이 실업 언니들을 상대로 기술적 우위는 물론 위기를 이겨내는 강인한 멘탈로 올 시즌 폭풍성장을 입증했다. 지난 5월 WTT 슬로바키아 세네크 피더 대회 준우승 직후 실업탁구챔피언전, 첫 단식 결승에 올라 양산시청 수비 에이스 이다경에게 석패했던 유예린이 기어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함께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 '아버지' 유남규 감독의 한국거래소가 임종훈, 안재현, 오준성의 초호화 국대 라인업으로 2연패에 성공하면서, 탁구 부녀가 한날한시 우승하는 역사를 썼다.
첫 우승 후 유예린은 "사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계속되는 시합에서 몸도 아프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는데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 부분이 이번에 결과로 나온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업에 올라와서 단식 우승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마침내 이루게 돼 너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유예린은 "첫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남은 국내, 국제경기서도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면서 "2028년 LA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나 자신을 이기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예린의 첫 우승을 누구보다 기뻐한 건 역시 '딸바보' 올림픽 챔피언, 유남규 감독. 언제나 '나의 심장'이라고 표현해온 외동딸의 쾌거에 유 감독은 "그동안 유남규 딸로 탁구선수 하느라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라며 기쁨과 안쓰러움을 함께 전했다. "일요일도 쉬지않고 열심히 노력해준 예린이한테 너무 고맙고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이자 지도자로서 유 감독은 "예린이가 지난 국제대회 귀국 이튿날 국내 대회를 치르느라 시차 적응 등 체력적으로 힘들었을텐데 32강, 4강, 결승에서 역전승한 부분, 멘탈적인 성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최근 WTT 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을 이기고 결승에 오르고, 미국 스매시에서 신유빈 선수를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하는 등 올 시즌 계속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면서 "결국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고 확인한 만큼 자신감이 더 올라왔을 거라 생각한다"고 평했다. "절대 만족하지 말고 2028년 LA올림픽을 목표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금처럼 해주길 바랄 뿐"이라며 18세 유예린의 멈춤 없는 성장을 열망했다.
한편 11일 오전 이어진 대회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금천구청을 매치스코어 3대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단식 김나영이 강희경을 3-0, 2단식 유예린이 강은지를 3-1로 돌려세웠고, 3복식에서 김나영-유한나조가 이다솜-송마음조를 3대0으로 꺾으며 완벽한 우승을 완성했다. 유예린은 단식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1점을 잡아내는 활약과 함께 '2관왕'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