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철회, KOVO '행정 미숙'이 낳은 희대의 해프닝

기사입력 2014-12-31 16:21


구자준 KOVO총재.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가 존재 의미를 망각했다. 있을수 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 벌어졌다. KOVO의 행정 미숙이 희대의 해프닝을 낳았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간의 임대 트레이드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31일 '한국전력과 협의해 임대 트레이드 해당 선수들을 원소속 구단으로 복귀시켰다'고 발표했다. 양 팀은 이틀 전인 지난 29일 권영민 박주형(이상 현대캐피탈)과 서재덕(한국전력)을 올 시즌 끝날때까지 맞바꾸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30일 나머지 구단들이 반발했다. KOVO 선수등록 규정 제 12조 2항 '국내 구단간 선수 임대차 및 원소속 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에는 할 수 없다'에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KOVO는 선수등록규정보다 상위에 있는 KOVO 규약 제5절 94조 '구단간 계약에 의해 선수의 양도·양수 계약이 성립된 경우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었다. '상위 규약에 의해 이번 임대 트레이드를 '이적'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30일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KOVO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할 일이다. 규정에 분명히 안 된다고 적혀 있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인정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시즌 반환점을 돈 상태에서 임대를 하면 규정이 왜 필요한가. 드래프트와 FA제도 모두 의미가 없어진다"고 날을 세웠다.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KOVO는 법률 자문을 구했다. 31일 '이번 임대 트레이드는 임대로 봐야하며 KOVO 선수등록규정 제12조 2항을 위반한다'고 결론 내렸다. KOVO는 1월 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사항을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반발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임대 트레이드에 문제가 있다면 KOVO가 공시하지 말았어야 했다. 공시 그 자체가 이번 임대 트레이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양 팀 모두 임대 트레이드 합의 후 KOVO에 질의했다. 문제 없다는 확인을 받은 뒤 임대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양 구단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컸다.

결국 KOVO는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다. 신원호 KOVO사무총장이 직접 양팀에 사과했다. 행정 미숙으로 양 팀과 해당 선수들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했다. KOVO 여기 '금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관련 제도의 보완과 행정적 오류에 대한 재발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해당 구단 및 선수, 배구팬들에게 큰 상처와 혼란을 드린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정중한 사과한다'고 밝혔다. 2일 임시 이사회에서 선수등록공시와 공시철회 배경을 설명하고, 구단 운영에 큰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뜻을 다시 한 번 표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결단을 내렸다. 현대캐피탈은 '다른 구단과의 상생과 정상적인 리그 운영, 한국배구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임대 트레이드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KOVO는 명확한 규정과 절차에 맞는 운영으로 이와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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