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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우승]'사연 많은'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이 만든 역대급 시리즈

기사입력 2017-04-03 21:31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16-2017 V리그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이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현대캐피탈이 3세트 막판 승기를 잡는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4.03/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렸다. 현대캐피탈이 환호성을 질렀다. 10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4-26, 27-25, 25-22, 25-20)로 역전승, 2006~2007시즌 이후 무려 10년 만에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두 팀은 치열하게 맞섰다.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1차전과 3차전, 현대캐피탈은 2차전과 4차전을 챙기며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왔다. 두 팀의 맞대결은 '역대급 시리즈'로 불릴 정도로 매서웠다. 이유는 있었다.

우승에 목마른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우승이 간절한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단 한 차례도 챔프전 정상을 밟은 적이 없다. 2010~2011시즌부터 3연속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하며 '만년 우승후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얻었다.

현대캐피탈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출범 초기 삼성화재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전통의 강호'로 군림했다. 그러나 2006~2007시즌 이후 무려 10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후반기 18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지만, 챔프전에서 OK저축은행에 시리즈 전적 1대3으로 패했다. 현대캐피탈은 앞선 12시즌 가운데 무려 8차례나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우승은 2차례에 그쳤다.

사령탑들은 우승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40년 지도자 경력의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V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 역시 사령탑으로 챔프전 정상을 밟지 못했다. 두 팀 감독 모두 간절히 우승을 바란 이유다.

팀내 에이스들 역시 우승이 간절했다. 대한항공의 김학민과 한선수는 프로 입문 뒤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김학민은 정규리그 우승 직후 "배구 선수로서 코트에 들어설 날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선수 역시 "오직 챔피언결정전만 보고 달리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현대캐피탈의 '캡틴' 문성민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는 V리그에서 뛴 2010~2011시즌부터 매년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프로 경력에 '우승'은 없었다. 앞서 두 차례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머물며 눈물을 삼켰다.

비슷한 듯 다른 두 팀의 전술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모두 한 박자 빠른 배구를 지향한다. 그러나 챔프전에 나선 두 팀의 전술은 닮은 듯 약간 다르다. 대한항공의 경우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를 필두로 김학민 정지석 등이 고르게 득점포를 가동한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문성민이 공격의 최전방에 선다. 그 뒤를 외국인 선수 대니와 최민호 박주형이 돕는 모습이다.

최종전 1세트가 단적인 예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와 최석기 정지석이 나란히 6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에 앞장섰다. 가스파리니의 공격 점유율이 44.44%로 다소 높기는 했지만, 최석기 정지석 김학민이 나란히 14.81%을 나눠 가지며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 중심의 공격이 펼쳐졌다. 문성민은 1세트 공격점유율 53.13%를 책임졌다. 박주형이 15.63%의 공격점유율을 가지고 갔지만, 다른 선수들의 공격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최종전 승부는 공격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갈렸다. 바로 범실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무려 33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스스로 발목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공격 성공률에서는 다소 밀렸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범실(15개)을 기록하며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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