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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때 많이 흔들렸다. 자신감이 없었다."
소위 바닥을 쳤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에게 꾸중도 들었다. 그러자 오기가 생겼다. 김강녕은 "통상 리베로에게 서브를 잘 때리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서브 타깃이 되는 것은 내 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2라운드 때는 목숨 걸고 해보자는 심정"이라며 이를 물었다.
그 각오가 지난 13일 시즌 두 번째 V클래식 매치에서 빛을 발했다. 김강녕은 이날도 서브 타깃이 됐다. 33개의 가장 많은 서브가 자신에게 몰렸다. 1라운드 맞대결 때만큼 현대캐피탈의 서브가 터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김강녕이 버텨낸 리시브도 많았다. 20개를 정확하게 세터에게 배달했다. 리시브율은 60.6%에 달했다. 올 시즌 9경기에 보인 리시브율(45.13%)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강녕은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에 먼저 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 일군 대역전승의 일등공신이었다. 신 감독은 "타이스 옆으로 떨어지는 공을 강녕이가 몇 차례 걷어 올렸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런 칭찬에 김강녕은 겸손했다. 그는 "언제 또 부진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직은 나 자신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다만 이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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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녕과 고준용의 맹활약은 마치 삼성화재 전성기 시절 리시브라인을 연상케했다. 당시 '돌도사'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코치)과 '불혹의 리베로' 여오현(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이 버틴 리시브와 디그, 보이지 않는 수비는 '언터처블' 삼성화재의 강력한 힘이었다. 신 감독은 "조직력도 범실과 관련이 있다. 범실을 줄여야 한다. 과거에 외국인 공격수들은 범실이 있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범실이 없었다. 이단 연결과 블로킹 커버 등 눈에 안보이는 범실도 없었기 때문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철우도 "범실을 줄이려면 소극적이게 된다. 다양한 범실들이 그렇게 나온다. 자신감 있는 것과 무모한 것은 다르다. 때문에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쌓고 얻은 집중력을 코트에서 보여줘야 한다. 경기에서 줄여보자고 하면 늦는다. 훈련밖에 답이 없다"고 전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