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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배구여제'는 처음부터 국내 복귀를 염두에 둔 시점부터 소위 흥국생명에 '민폐'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3일 흥국생명 측가 첫 만남을 가졌을 때 구단이 해외에서 연봉 15억원 이상 받는 김연경을 최대한 예우해 최고 수준에 가까운 연봉을 제시했지만, 지난 5~6일 만남에서 과감하게 포기했다. 연봉 3억5000만원만 받기로 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한 가지밖에 없던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신이 최고 연봉을 받을 경우 상대적 저연봉인 젊은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연경 측은 "팀에서 판단해 정말 변화가 필요한 선수가 아닌 이상 모든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봉 부분도 모든 선수들과 계약한 뒤 남은 샐러리 캡을 알려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단도 이렇게 희생한 김연경 측이 제시한 계약기간(1년), 복귀 시점(7월 1일), 외부활동(방송·유튜브) 등 다섯가지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눈을 끄는 부분은 1년의 계약기간이다. 김연경이 터키에 진출할 때 이사회에서 의결했던 2년을 계약할 수 있었다. 다만 2020~2021시즌이 종료된 뒤 펼쳐질 다양한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면서 1년에 합의했다.
신생 팀 창단을 원하는 기업은 김연경 카드를 쥐고 싶어한다. 그건 모든 팀이 마찬가지다. 김연경이 해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국내 팀 또는 신생 팀으로 둥지를 옮기려면 보유권을 가진 흥국생명의 허락이 필요하다. 신생 팀이 생겼다고 해서 흥국생명이 반드시 김연경을 자유계약(FA)으로 풀어줘야 하는 의무는 없다. 그 동안 흥국생명이 희생한 부분도 알아줘야 한다. 흥국생명이 국내에서 김연경을 활용한 시간은 4년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11년은 선수의 성장과 마래를 위해 해외 팀 이적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희생을 한 팀에 신생 팀 창단을 위해 또 다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흥국생명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젠 여자배구 뿐만 아니라 한국배구의 아이콘이 된 김연경을 신생 팀 창단을 위해 놓아줘야 할 키를 쥐게 됐다. 다만 신생 팀은 흥국생명이 대승적 결단을 할 경우 충분한 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 이 정도는 김연경을 품는데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오는 10일 서울 중구 밀리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릴 김연경 국내 복귀 및 입단 기자회견에서 신생 팀 창단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 중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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