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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 새 외인' 바르토즈 "가빈·레오 활약 잘 알아, 나도 자신있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7-28 16:55 | 최종수정 2020-07-29 07:00


삼성 외국인 선수 바르토즈. 사진제공=삼성화재

[용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빈이 삼성화재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걸 잘 알고 있다. 나와 신체조건이 비슷하고, 같은 포지션에서 뛴 선수기 때문에 비교될 수밖에 없다. 나와 가빈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내 실력에 자신감이 있다."

열정적인 코트 매너가 돋보이는 2m7의 거구, 사람좋은 미소와 모범적인 성품, 진지하고 신중한 성격. 삼성화재 새 외국인 선수 바르토즈 크라이첵(30)의 첫 인상이다.

폴란드 출신인 바르토즈는 지난 4일 아내와 함께 입국했다.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2주간의 자가격리를 가졌다. 지난 18일 격리가 해제된 뒤로는 개인 훈련을 통해 몸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렸고, 27일에는 처음으로 팀 훈련에 참여했다. 바르토즈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본 고희진 감독은 "아직 정상 컨디션의 70%도 안 된다"면서도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첫날인 만큼, 바르토즈는 약 1시간 정도 동료들과 함께 땀을 흘린 뒤 휴식을 취했다.

바르토즈는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준비하며 뜻밖의 말로 기자를 놀라게 했다. 인터뷰 약속시간은 오후 1시 30분. 하지만 그는 인터뷰에 앞서 기자의 점심 시간을 물었다.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루틴을 맞춰 인터뷰에 임하겠다는 것.

바르토즈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코트 안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다. 내 능력치의 최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팬들이 (다른 팬들에게)내 소개말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2015년 첫 트라이아웃 때부터 V리그에 주목했다. 영상을 통해 본 V리그는 뜨거운 경기장 분위기가 인상적인 리그다. 특히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난 지금까지 폴란드에서만 뛰었다. V리그는 내가 선수로서 더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자극이 될 무대다."

삼성화재의 숙소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트레이닝센터(STC)다. K리그 수원삼성, KBL 서울삼성, WKBL 삼성생명을 비롯해 태권도, 레슬링 등 계열사 스포츠팀이 모두 모여있는 곳이다. 바르토즈는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장소다. 시설이 매우 좋고, 선수 관리도 체계적이다. 프로팀이 아니라 대표팀 트레이닝 캠프에 온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바르토즈는 당초 '크라이첵'으로 불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수 본인에 따르면 폴란드어 발음은 '크시시에크'에 가깝다. 이에 삼성화재는 발음하기 어려운 성 대신 '바르토즈'로 등록할 예정이다.


매년 삼성화재의 화두는 '명가 재건'이었다. V리그 통산 8회 우승, 챔피언 결정전 7연패를 기록한 자타공인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2014~2015시즌 이후로는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창단 이래 가장 낮은 5위까지 내려앉았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에게 절대적인 에이스의 역할을 요구한다. 때문에 그로저, 타이스, 산탄젤로, 심지어 박철우에 이르기까지 삼성화재의 주 공격수들은 팀의 최전성기를 이끌던 가빈-레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지난해 삼성화재는 득점 6위, 공격종합 5위, 블로킹 7위, 서브 5위의 기록이 보여주듯 공격력이 부족했던 팀이다.


삼성 외국인 선수 바르토즈. 사진제공=삼성화재
"가빈의 최전성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굉장한 득점 기록을 남겼더라. 레오도 큰 키에 대단한 타점을 지닌 선수였다. 아마 레오의 타점은 나보다 더 높지 않을까? 하지만 배구는 발전하고 달라지는 스포츠다. 한국 배구는 가빈과 레오가 뛰던 시절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요즘 외국인 선수가 자주 교체되는 이유다. 물론 가빈과 나는 신체조건도 비슷하고, 같은 포지션이기 때문에 비교를 피할 순 없다. 부담스럽진 않다. 난 가빈과 스타일이 다르지만, 못지 않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바르토즈는 "필립(OK저축은행)이나 알렉스(우리카드)와는 폴란드리그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비예나(대한항공)와 다우디(현대캐피탈)는 V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러셀(한국전력)은 폴란드에서 뛸 때는 자기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다른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케이타(KB손해보험)는 잘 모른다. 세르비아에서 서브 1위를 한 선수라는 것만 안다"고 덧붙였다.

고희진 감독 부임 이래 삼성화재에는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떠났고, 류윤식 송희채 이호건을 내주고 황경민 노재욱 김광국 김시훈을 받는 초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결과 선수 구성이 대폭 바뀌었다. 이전의 삼성화재와는 팀 분위기부터 추구하는 이상향까지 크게 다르다. 바르토즈는 "V리그는 정확도와 섬세한 플레이가 뛰어난 무대다. 하루빨리 팬들과 만나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용인=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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