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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기업은행이)거듭 악수를 두고 있다. 팬들이 보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
가장 큰 책임은 기업은행 구단에게 있다. 기업은행은 팀 관리 실패에 이어 이를 수습하기는 커녕 '구단과 합의되지 않은 현수막, 비방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표현들은 반입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팬들의 언로를 막기에 급급하다. 팀의 질서를 깬 감독 대행과 선수조차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 팬이 아니라는 뜻일까. 공식 홈페이지에도 서남원 전 감독은 일찌감치 사라졌지만, "함께 가지 않겠다"며 임의해지까지 신청했던 조송화는 그대로 남아있다.
28일 도로공사와 AI 페퍼스(페퍼저축은행) 경기에 앞서 만난 김형실 감독의 의견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1951년생으로, V리그 감독들 중 최고참-최고령이다. 현 사령탑 모두의 스승과 같은 인물이다.
기업은행 사태에 대한 질문에 김 감독은 한동안 답을 망설였다. 하지만 "내가 배구계 최고참 감독이니까…"라며 어렵게 입을 연 그는 "안타깝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다. 빨리 좋은 방향으로, 현명하고 슬기롭게 수습되길 바란다. 팬들께 죄송하다"는 속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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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기업은행의 다음 경기는 12월 2일 도로공사, 그리고 5일 페퍼저축은행이다. 이날 맞붙은 두 사령탑의 속내에 따라 '악수 거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김형실 감독은 "상황이 이상하게 됐다. 우리와 경기하기 전에 (기업은행 사태가)잘 해결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나와도 특별한 사이(런던올림픽 멤버)라 더는 말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도 고민이 많다"면서 "다만 지금 계속 (김사니 대행이)악수를 두고 있다.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지 않나. 팬들도 보고 있다. 조금만 더 자중해서 잘 해결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답하기 어렵다"며 무거운 침묵을 전했다.
앞서 차상현 감독은 27일 기업은행전 전후 김사니 기업은행 감독 대행과의 악수를 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 김사니 대행은 "잘 모르겠다. 기다리고 있었는데…전화드리겠다"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차상현 감독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는 "할 말은 많지만, 이해를 부탁드린다. 그냥 넘겨달라"고 밝혔다.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등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는 "편한 사람이 누가 있겠나. 매일 배구기사 보는 게 일인데, 지금은 (기사를 보기보다)다른 일을 먼저 할 정도"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빨리 정리가 올바르게 되길 바란다. (배구인으로서)선수들과 나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