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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올스타전]심판이 스파이크? 츄가 서브에이스? 얼굴맞은 걸 비디오판독? 세상에 이런 배구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1-23 17:37 | 최종수정 2022-01-24 05:43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이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달의 소녀 츄가 경기에 함께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2.01.23/

[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불가능은 없다', '하고 싶은 거 다해.'

광고 문구에서 볼 수 있는 말인지만 이번 올스타전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2018∼2019시즌 이후 2시즌 동안 열리지 못했던 V리그 올스타전은 그동안의 한을 풀듯이 자유롭고 흥겨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남녀 10명씩 20명이 K스타와 V스타로 나뉘어 경기를 치렀는데 1년에 한번만 볼 수 있는 혼성경기도 펼쳐졌다. 이는 프로배구 올스타전에서 가장 흥미있는 경기로 여겨진다. 정규경기에선 공격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리베로가 올스타전에선 공격을 할 수 있다. 또 정규경기에서는 상대를 자극하는 세리머니를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올스타전에선 어떠한 세리머니도 가능하다. 물론 상대를 자극하는 세리머니는 나오지 않고 흥을 돋우는 세리머니가 펼쳐진다.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이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임성진이 세리머니로 춤을 추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2.01.23/
1세트 여자부 경기에선 중간에 남자 선수들이 들어가 함께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룰 위반이지만 아무도 항의하지 않았다. V스타의 케이타가 서브를 날렸고, K스타에선 레오가 전위에서 서기도 했다. K스타 임성진은 서브에 이어 디그를 했고, 서브에이스까지 더했다. 여자 선수들이 축하해주러 가려다 임성진의 다소 야한 세리머니에 곧바로 몸을 돌려 코트로 돌아가는 민망한 장면이 나오기도.

2세트 남녀 혼성 경기에선 여자부 외국인 선수들의 스파이크가 불을 뿜었다. V스타의 엘리자벳과 K스타 모마의 스파이크를 남자 선수들도 받지 못했다.

선수가 감독으로 나서기도. K스타는 조재영이 감독으로 깜짝 취임해 뜬금없이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더니 6-5에서 V스타 최민호의 블로킹에 대해 비디오 판독까지 요청하기도. 결과는 블로킹 성공으로 원심 인정. 그러자 V스타에서는 케이타가 코트 옆에서 감독처럼 팔짱을 끼고 경기를 지켜보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선수가 아닌 연예인이 출전했다. 2세트 중반 서브를 하러 뒤로 나갔던 K스타 이소영은 갑자기 관중석으로 가더니 한 여성을 데리고 나왔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의 츄였다. 이소영 대신 츄가 선수로 출전했다. 츄는 언더 토스로 서브를 했고, V스타가 일부러 놓치면서 서브에이스. 귀여운 춤으로 세리머니 대열에 합류한 츄는 이후에도 서브를 여러차례 날리면서 득점에 기여했다.

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세트는 V스타가 15대10으로 승리했다.


3세트에서는 여자부의 대표 리베로인 김해란이 V스타의 리베로로 출전해 K스타 남자선수들의 강 서브와 스파이크를 받아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케이타는 얼굴을 돌려 리시브를 받는 '노룩 리시브'를 하고 몸을 뒤로 돌려 스파이크를 날리는 등 특유의 쇼맨십을 올스타전에서도 보여줬다.

K스타 틸리카이넨 감독은 3세트 중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요청 사항은 얼굴 천재의 터치를 다시 보여달라는 것. V스타 최민호의 속공이 K스타 임성진의 얼굴을 맞고 포인트가 됐는데 틸리카이넨 감독이 잘생긴 임성진의 얼굴에 공 맞는 장면을 관중에게 재미로 다시 보여달라고 한 것. 비디오 판독 후 주심은 최민호에게 얼굴을 맞혔다며 경고를 주기도.

심판진이 선수들 대신 경기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경기중 V스타 러셀의 터치 네트가 선언되자 V스타 후인정 감독이 항의를 하다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자 심판진이 주심과 의논을 하더니 갑자기 대신 경기에 나섰던 것. 오히려 2점을 더 내줘 7-12로 점수차가 벌어지자 후인정 감독은 다시 선수들을 코트로 내보냈다.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이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김연경과 올스타 선수들이 '몬트리올 올림픽 레전드 감사이벤트'에서 레전드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2.01.23/
뜻깊은 시간도 있었다. 경기전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룬 여자선수들이 한국 구기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던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단에 감사의 선물을 증정한 것. 이 자리엔 상하이 팀에서 뛰었던 김연경도 참석해 선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승패는 의미없었다. 최고의 인기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잔치였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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