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 인니 진출 어떻게 이뤄졌나…'엔트리 제외' 11년차 베테랑의 새로운 도전 [SC비하인드]

최종수정 2022-11-08 15:31

현대캐피탈 송준호.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현대캐피탈 송준호(31)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현대캐피탈은 8일 송준호가 인도네시아리그(프롤리가) 팔렘방뱅크에 입단한다고 밝혔다.

송준호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아웃사이드히터다. 2013년 컵대회 MVP를 차지했고, 사령탑이던 김호철 감독(현 IBK기업은행)의 불호령 아래 팀의 활력소 역할을 맡아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7~2018시즌에는 총 35경기 92세트를 뛰며 199득점, 공격 효율 32.56%, 서브에이스 7개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군복무가 꼬였다. 상무에 입단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신분이 바뀌는 등 곡절을 겪었다. 2020년 8월에 비로소 병역 의무를 마쳤지만, 이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10경기, 총 15세트 출전에 그쳤고, 올시즌에는 아직 코트를 밟지 못했다.

특히 송준호의 인도네시아 진출 배경에는 올해부터 바뀐 남자배구 엔트리 제도가 있다.

지난 시즌까진 선수단 정원이 19명, 매경기 엔트리는 14~18명(외국인 선수 제외)까지 활용할 수 있었다. 선수단 전체가 경기장에 오고, 자유롭게 선수를 투입할 수 있었다.

새 시즌부터는 엔트리 정원을 21명으로 늘린 대신 엔트리가 14명으로 제한됐다. 각 구단은 경기 시작 3시간전 한국배구연맹(KOVO)에 엔트리를 제출한다.

정원을 꽉 채운 구단들에게 추가 선수 등록(군복무 선수 복귀, 신인 수급)을 위한 창구를 열어준 대신, 사령탑에겐 선수단의 효율적 활용이란 과제가 생긴 것. 현실적으로 14명 외 선수의 출전이 쉽지 않은 만큼, 이들을 그대로 웜업존에 두기보단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모았다.


올해 31세로 적지 않은 나이. 송준호는 올해 외국인 선수로 아웃사이드히터 오레올이 영입된데다, 전광인 김선호 홍동선 등 팀내 동 포지션 자원이 풍부한 만큼 출전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국내 구단과의 트레이드도 노크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렇다고 베테랑 선수를 마냥 놀릴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실전 경험도 쌓고 선수의 시야도 넓히는 차원에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V리그 해외 진출 규정은 김연경(흥국생명) 이후 바뀌었다. 타 리그로 진출하더라도 국내팀 소속(임대)인 만큼 계약 연수가 자동으로 차감된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도 한국 배구의 팬이 많다고 들었다. 코트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에겐 출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장기적인 배구 흥행에도, 차후 지도자로의 성장에도 해외리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거란 전망. 현대캐피탈 측은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