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다승왕에 오른 우완 아리하라가 소프트뱅크를 떠나 친정팀 니혼햄으로 돌아간다. 6년 만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사진출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아리하라는 2년 연속 14승을 올리며, 소프트뱅크의 리그 2연패와 5년 만의 재팬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사진출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아리하라는 지난 3년간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38승을 올렸다. 사진출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2년 연속 리그 정상, 5년 만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끈 에이스가 팀을 떠난다. 시즌 종료 직후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표명했는데 라이벌 팀으로 간다. 2년 연속 퍼시픽리그 최다승 투수인 우완 아리하라 고헤이(34)가 니혼햄 파이터스로 간다. 2021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후 6년 만의 복귀다. 소프트뱅크와 니혼햄은 2024~2025년, 2년 연속 퍼시픽리그 1~2위를 했다. 이번 시즌엔 니혼햄이 선두를 달리다가, 소프트뱅크의 뒷심에 밀렸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 전개다. 소프트뱅크는 매년 우승을 목표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팀이다.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머니게임'을 벌여 이기기 어렵다. 3년 전에도 확실하게 보여줬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아리하라를 '3년-15억엔(약 140억원)'에 영입했다. 니혼햄이 엄두를 내지 못할 조건을 제시해 잡아끌었다. 자금력에서 소프트뱅크와 니혼햄은 체급이 달랐다.
아리하라뿐이 아니다. 간판타자 곤도 겐스케(32), 주축 선발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31)도 니혼햄에서 시작해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었다. 소프트뱅크는 니혼햄에서 성장한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키웠다. 프로에서 돈을 이기긴 어렵다.
곤도는 니혼햄에서 11년을 뛰고 FA로 이적했다. 2022년 겨울 '7년-50억엔(약 465억원)'에 사인했다. 당시 니혼햄을 포함해 5개팀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어느 팀도 소프트뱅크를 이길 수 없었다.
우와사와는 2024년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로 갔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1년 만에 일본에 복귀했다. 친정팀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와 '4년-10억엔(약 93억원)'에 계약했다. 의리보다 실리를 찾았다. 포스팅을 허락하고 우와사와의 도전을 응원했던 니혼햄과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와사와가 2024년 포스팅 보상금으로 니혼햄에 남긴 6250달러(약 1341만원)가 화제가 됐다.
확실한 투자에 확실한 성적이 따라왔다.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했던 아리하라는 소프트뱅크 에이스로 거듭났다. 3년간 69경기에 선발등판해 38승(21패)을 올렸다. 2024~2025년, 2년 연속 14승을 거두고 다승 공동 1위를 했다.
장거리 타자로 거듭난 곤도는 이적 첫해 홈런-타점-출루율 1위를 했다. 지난해 타격-출루율 1위를 하고 리그 MVP가 됐다. 우와사와는 올해 23경기에 나가 12승을 수확했다. 4년 만에 다시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올렸다.
소프트뱅크 구단 관계자는 25일 아리하라가 팀을 떠난다고 알렸다. 잔류 협상이 중단됐다고 했다.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소프트뱅크가 전력을 다 했는데도 잡지 못했다. 리그 3연패, 2년 연속 재팬시리즈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전력을 놓쳤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아리하라를 주시하고 있었다.
니혼햄이 제시한 계약 조건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일본은 계약 내용을 오피셜로 공개하지 않는다. 아직 니혼햄 구단이 아리하라 영입을 공식 발표하지도 않았다.
2024년 시즌 후반 미국에서 귀국해 니혼햄 경기장을 찾은 우와사와. 신조 니혼햄 감독(왼쪽)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우와사와는 1년 만에 돌아와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출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소프트뱅크의 간판타자 곤도(왼쪽)가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모습이다. 곤도는 니혼햄에서 11년을 뛰고 2023년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사진출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추정 내지 추측 금액은 나왔다. 매체별로 갈린다. 한쪽에선 '4년-24억엔(약 223억원)', 다른 쪽에선 '4년-30억엔(약 279억원)'이라고 보도했다. 어떤 쪽이 맞든 이전의 니혼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액수다. 니혼햄이 우승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얘기다.
계약 조건에 따른 비즈니스 차원의 결정일까, 아니면 니혼햄에서 은퇴하고 싶어서일까. 아리하라는 1992년생이다. 내년이면 34세다.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생각해야할 나이다. 그는 2015년 니혼햄에 1지명으로 입단해 신인상을 받았다. 입단 5년차인 2019년 15승을 거두고 다승왕을 차지했다.
여러 가지 보도가 나온다. 소프트뱅크가 더 큰 금액을 제시했으나 아리하라가 거절했다는 얘기가 있다. 계약 기간에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도 있다. 아리하라가 내년 초 공식 기자회견에서 속내를 밝히기 전에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유야 어떻든 니혼햄이 모처럼 소프트뱅크에 한방을 날린 셈이다.
아리하라는 소프트뱅크에 있는 동안 옛 소속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니혼햄과 경기 때 상대 구단 프런트,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아리하라가 합류하면 니혼햄은 에이스 이토와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갖게 된다. 이토는 올해 사와무라상 수상자다. 사진출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고 한다.
아리하라가 합류하면, 올해 사와무라상을 받은 이토 히로미(28)와 강력한 '원투펀치'가 된다. 둘은 2년 연속 다승 공동 1위를 했다.
올 시즌 소프트뱅크와 니혼햄은 4.5경기차로 순위가 갈렸다. 내년에 두 팀이 만날 때마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