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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공격을 떠나서 다른 것도 선수다운 선수로 성장했으면..."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됐지만,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먼저 KB손해보험의 10연승을 저지했다. 최근 엄청난 기세의 KB손해보험을, 그것도 원정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2세트 막판 주포 파즐리가 왼 무릎 부상을 당해 빠진 가운데 이긴 승리라 더 값졌다. 김 감독은 파즐리가 나가고, 3세트 초반 막심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작심한 듯 막심을 김우진으로 교체했는데, 김우진이 들어가자마자 코트 오른편에서 상대를 맹폭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적장 알폰소 감독마저 "오늘 경기 포인트는 김우진"이라고 할 정도였다.
KB손해보험전은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에서 자신이 뽐낼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여전히 냉철했다.
경기 총평부터 그랬다. 그는 "이긴 건 만족스럽지만, 경기를 잘 끝낼 수 있는 찬스를 놓친 게 아쉽다"고 평했다. 사실 삼성화재는 1세트 승리 후 2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고, 3세트 승리 후 4세트에서도 경기를 끝낼 수 있었지만 역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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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의 활약에 대해 김 감독은 "막심은 오늘 웬만하면 교체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2세트까지 30%대 성공률밖에 되지 않더라. 과감히게 김우진으로 바꿨다"며 "김우진쪽에서 오늘 점수가 안 나왔으면 우린 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곧바로 "공격을 떠나서 다른 것도 선수다운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또 충고를 남겼다.
김 감독은 "오늘도 100% 만족하지 못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잘했다. 고맙다"며 웃었다. 애정이 있어 그렇게 얘기하는 거라고도 덧붙였다.
그 와중에 굴욕의 교체를 당했던 막심이 쉬다 5세트 승부처에 힘을 모아 결정적 3연속 서브 에이스를 해준 게 컸다. 보통 외국인 선수가 이런 대우를 받으면, 마음이 상해 100% 전력을 다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막심은 프로였다. 김 감독은 "김우진의 체력이 떨어져 전위로 갈 때 막심이 그 자리를 돌아주면 좋을 것 같았다.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 서브까지 잘 때려줘 승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날 활약한 김우진과 막심의 남은 경기 활용여부를 묻자 "파즐리가 주전인데 다쳐서 걱정"이라고 말하며 "파즐리 상태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막심이 오늘 경기를 발판으로 공격에서 탄력을 받았으면 좋겠다. 김우진은 계속 조커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