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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그때가 마지노선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었어요. 라커룸에서, 숙소에서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계속 울고 한번 쏟아내니까 괜찮아지더라고요."
기업은행은 임명옥이 합류하면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기업은행은 시즌을 앞두고 KOVO컵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개막과 함께 이소영이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본인이 계약 해지를 요청해 팀을 떠났고, 주전 세터 김하경도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여러모로 팀이 흔들렸다.
충격적인 7연패를 끝으로 김호철 전 감독이 물러나고,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업은행은 우승 후보의 저력을 조금씩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화성 흥국생명전 3대0 완승을 시작으로 10일 장충 GS칼텍스전 3대0 승리까지 4연승을 질주했다.
여오현 대행은 4연승 상승세와 관련해 "비결은 없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 따라주는 게 힘인 것 같다. 어쨌든 나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연패도 많이 해봤고, 승리도 많이 해봤다. 승리할 때는 자도자가 말 안 해도 잘한다. 재미있고 신나고. 분위기기가 무거워지면 서로 눈치만 본다. 지도자들이 어떻게 풀어줄 것인지 생각했다. 다행히 우리 선수들이 훈련할 때도 경기장 안에서도 대화하는 게 자주 보인다. 지고 있어도 괜찮다고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온다"며 힘든 시기를 견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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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옥은 "연패만 끊으면, 연패하는 동안에도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연패를 끊고 우리가 생각했던 배구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4연승까지 가능할까 걱정했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고 했다.
달라진 팀 분위기와 관련해 임명옥은 "소통이 제일 첫 번째다. 전에는 연패를 하다 보니까 그런 것도 있지만, 코트 안에서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코트 안에서 우리끼리 대화하게끔 해주시고, 타임을 불렀을 때도 여오현 대행님이 우리끼리 대화할 시간을 할애해 주시면서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리시브가 불안한 킨켈라를 아포짓으로 돌리고, 빅토리아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리면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도 리시브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임명옥을 믿고 과감히 시즌 도중 포지션 전환을 꾀한 효과를 보고 있다.
임명옥은 "그래도 나를 믿고 그렇게 포메이션을 짜 주시니까. 범실을 해도 내가 하자는 생각으로 한다. 어디를 먼저 커버해야 할지를 아직도 고민이다. 그러다 리시브 범실을 하기도 하는데, 그걸 크게 생각하지 않아서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힘들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내가 조금 궂은일을 하면 킨켈라도 잘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부족한 동료들의 몫까지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업은행은 최근 상승세 덕분에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5승8패, 승점 16점. 3위 GS칼텍스와 승점 3점 차이에 불과해 언제든 상위권까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명옥은 "우리가 밑에 있는 동안에 중간 팀들이 져도 풀세트까지 가서 지거나 (승점을) 따도 적게 따고, 그런 게 반복돼서 우리한테는 도움이 됐다. 다행이다 싶다"고 웃으며 조만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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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