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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둡고 긴 터널 저편에 빛이 보인다. 연패를 거듭하는 최하위팀에게도 뜨거운 희망이 있다.
고준용 대행은 연패를 '11'에서 끊어냈지만, 4라운드 중반부터 또다시 연패가 이어지며 이번엔 창단 첫 12연패의 현실에 직면했다. 3, 5라운드에는 라운드 전패의 수모도 겪었다.
공교롭게도 삼성화재 연패의 갈림길에는 항상 OK저축은행이 있었다. 고준용 대행이 2경기만에 연패를 끊어낸 경기가 바로 3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대전 홈경기였다. 당시 삼성화재는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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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전 홈경기에서 또한번 기회가 왔다. 이날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아히와 주장이자 주득점원인 김우진이 결장하며 말 그대로 '설상가상'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아히는 앞서 2월 27일 대한항공전 연습 도중 공에 머리를 맞아 어지럼증을 호소한 끝에 결장했고, 김우진은 발바닥 근육파열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OK저축은행의 사령탑은 산전수전 다 겪은 신영철 감독. 주전 라인업 역시 전광인 이민규 차지환 부용찬 등 V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로 구성돼있다. OK저축은행도 1세트 외국인 선수 디미트로프가 부진하자 2세트부터는 국내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날도 삼성화재는 1~2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이후 3~5세트를 내리 내주며 분패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자 전성기로 돌아간듯 팀 공격을 책임진 OK저축은행 전광인(26득점)의 폭격이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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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아포짓 김요한, 2세트는 이우진-이윤수의 아웃사이드히터진이 이끌었다. 3세트부터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5번째(전체 12순위)로 뽑힌 무명의 최현민이 아포짓으로 등장, 강렬한 고공 강타를 잇따라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거듭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상대를 압박하는 젊음의 기세가 돋보였다. 마지막 세트도 6-10, 9-13으로 벌어졌다가 13-14까지 따라붙었지만, 기어코 전광인의 후위공격이 코트에 꽂히며 또한번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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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 오히려 베테랑들이 더 흔들렸다. (OK저축은행)전광인이 경기 전에 '오늘은 즐기면서 뛰겠다' 하길래 걱정했는데…"
이날 3세트 중반(7-11)부터 출전한 최현민은 이날 경기가 프로 입단 후 4번째 코트에 나선 경기였다. 한세트 이상 길게 출전한 것은 처음.
그런데 남은 경기 절반을 뛰면서 무려 80%의 공격 성공률을 과시했다. 넘치는 파워와 더불어 코트 끝에 꽂히는 스파이크의 코스와 각도도 돋보였다. 고교 얼리 선수다보니 수비나 기본기에 아쉬움이 있지만, 공격력 하나만큼은 발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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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너진 명가의 수장, 심지어 '대행'인 만큼 마음은 한층 더 무겁다. 삼성화재는 올시즌 3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지휘봉을 잡은 뒤로 잠을 제대로 잔 날이 거의 없다. 스트레스가 정말 심하다. 팀 성적과 별개로 어떻게든 연패를 끊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다음 한국전력전 잘 준비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