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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논란' 과연 LG 구단에는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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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류제국, 구단도 선수도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똑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현장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팬들만 답답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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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7일 신년 하례식 및 체력테스트를 실시하며 2013 시즌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김기태 감독은 체력테스트를 마친 후 투수 이동현, 우규민이 테스트에서 탈락한 아쉬움보다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는 만족감을 더 크게 드러냈다.

하지만 취재진이 꺼낸 얘기 한 마디에 곧바로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말은 "이제 류제국 문제만 처리되면 되겠다"였다. 김 감독은 답답한 표정으로 "그 부분은 단장님께 여쭤보시라"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선수 1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가능성 있는 투수의 영입을 마다할 감독은 없다. 그렇다고,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며 미국으로 떠나버린 후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선수를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스프링캠프가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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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보자. 1차적 책임은 류제국에게 있어 보인다. LG는 2007년 있었던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서울 덕수고 출신의 류제국을 지명했다. 이 제도를 통해 김병현이 넥센, 서재응이 KIA, 송승준이 롯데에 입단했다. 즉, 류제국이 한국에서 야구를 하려면 무조건 LG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때문에 LG는 류제국이 영구 귀국 후 공익근무를 하는 동안 수술비를 지원해주고, 훈련 장소를 제공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상 자기 식구 챙기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공익근무를 마친 류제국과 LG의 협상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많은 추측들이 떠돌았지만 양측이 멀어진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라는 설이 유력했다. 여기저기서 "수술 경력도 있고, 보여줄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투수가 돈에 너무 집작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협상은 구단과 선수가 하는 것. 조금이라도 덜 주려는 구단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선수 사이의 협상 과정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 문제는 류제국의 태도다. 그는 돌연 LG와의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 12월 말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다. 본인은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겠다"라는 이유를 댔지만 야구계에서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구단과 소위 말하는 밀고당기기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개탄했다. 김 감독도 "LG에서 야구를 할 마음이 있다면 협상과는 별개로 훈련에 참가하는 것이 순서"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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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논란의 책임을 류제국에게만 전가시키는 것도 지나쳐 보인다. 그만큼 LG 구단도 이 문제에 대해 책임감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백순길 단장은 "류제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에서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알 뿐이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 연락도 취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백 단장은 "아직 LG 선수가 아니기에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저 우리는 기다리다 선수가 돌아오면 몸 상태를 체크해 괜찮으면 계약하는 것이고, 아니면 마는 것"이라는 무책임한 대답을 내놨다. 현장과 팬들은 2013 시즌 그의 합류 여부에 주목하고 있지만 백 단장은 다시 한 번 "우리는 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그리고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류제국은 사실상 LG 선수다. 많은 사람들이 그와의 계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하루 빨리 전력 구상을 완성해야 한다. 선수들, 특히 같은 포지션인 투수들은 이미 치열한 주전 경쟁을 시작한 상황이다. 선수 영입설이 신경쓰인다. 해외파 특별지명 후 해당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구단은 추신수를 지명한 SK와 LG 뿐이다. 때문에 팬들도 계약이 성사되든, 실패로 돌아가든 마지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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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구단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적극적으로 나서 그와의 협상을 진척시키든, 더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이 된다면 과감히 협상 종료를 선언하든 명확하고 깔끔한 일처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다면 LG라는 구단이 일개 선수 1명에게 휘둘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선수 1명에 휘둘리는 구단이 어디있는가"라는 백 단장의 말이 힘을 얻으려면 류제국과의 문제를 확실히 처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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